치명적이고 과하다. 수위만 파격이다. 극에 긴장감과 새로움 모두 없다. 배우 서예지 복귀작인 tvN 새 수목드라마 ‘이브’가 1일 첫 방송을 마쳤다.
‘이브’는 한 여자가 13년간 준비해온 복수를 펼치는 격정 멜로드라마다. 재벌가에서 일어난 2조원 이혼 소송 내막을 다룬다. 서예지를 비롯해 박병은, 유선, 이상엽 등이 출연한다.
첫 회부터 치정 멜로 성격에 충실한 전개가 이어졌다. 재계 1위 LY 그룹 최고 경영자 강윤겸(박병은)과 이라엘(서예지)의 불륜 스캔들로 시작해 3개월 전 이들이 내연 관계로 발전한 계기, 이라엘의 과거 가정사 등이 숨 가쁘게 펼쳐졌다.
자극적인 내용의 연속이다. 이라엘이 복수를 결심한 계기를 보여주는 과거사에선 이라엘 아버지 이태준(조덕현)이 구타당하는 모습이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담겼다. 극 말미에는 탱고 공연을 마친 이라엘이 남편 장진욱(이하율)과 여성 공연자 전용 대기실에서 성행위를 가지며 문 틈으로 이를 지켜보던 강윤겸과 눈을 마주치는 장면이 이어졌다. 19세 이상 시청등급을 내걸어도 TV 드라마로 방영되기엔 수위가 다소 과하다. “탱고의 뜨거운 에너지 때문에 도저히 못 참겠다”는 대사나 ‘높은 계층에 속한 당신들의 삶, 가까이 가기엔 멀지만 지름길로 안내할 열쇠는 당신의 마음. 손에 쥐는 순간 나를 태우던 지옥 불에 너희 모두를 끌고 들어 가리라’ 등 내레이션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자신의 성공이 아닌 성공한 남자를 유혹해 파멸시키는 복수를 13년 동안 준비했다는 여자의 이야기는 지금 시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치명적인 여자를 연기하는 서예지의 연기가 다른 배우들과 결이 꽤 다르다. 배경음악도 산만하다. 촌스러운 설정과 문어체 느낌의 대사, 배우들의 연기가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 전체를 아우르는 대신 자극적인 표현에 급급한 연출도 눈에 띈다.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이라엘의 강력한 유혹과 인생을 건 복수 시작점을 명확하고 몰입감 있게 담아내기 위해 1, 2회를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자극 외에 시청자를 붙잡아 놓을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1회 시청률은 3.6%로 집계됐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전작 ‘살인자의 쇼핑목록’ 첫 회 시청률(3.6%)과 동일한 수치이며, 마지막 회(3.7%)보다는 0.1%포인트 낮다.
△ 볼까
복귀한 서예지가 선택한 작품이 궁금하면 한 번쯤 볼 만하다. 시종일관 치명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치정 멜로 장르를 좋아하면 시청을 권한다.
△ 말까
가족, 특히 부모님과 함께 시청할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에겐 다른 작품을 추천한다. 민망한 장면이 여럿 나온다. ‘나, 이제 유혹할 거야’라고 선언하는 듯한 마성의 캐릭터를 전면에 부각하는 드라마다. 치명적인 캐릭터에 대한 면역이 없다면 시청을 하지 않는 쪽이 낫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