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1일 (6)
기준금리 3.0%, 두번째 ‘빅스텝’…빚폭탄 더 커진다

기준금리 3.0%, 두번째 ‘빅스텝’…빚폭탄 더 커진다

가구당 이자부담 50만원 증가 예상
부동산 시장 ‘고통 시작’…전문가 “거래 절벽‧가격하락 동시 진행”

승인 2022-10-12 17:35:59 수정 2022-10-12 17: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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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재차 단행했다. 지난 7월 사상 최초로 빅스텝 단행 후 재차 기준금리를 올린 것.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지난 2012년 이후 약 10년만에 3.0%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을 두고 ‘고환율’과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도 함께 0.5%p 이상 증가하게 될 예정이다 보니 그간 누적된 가계대출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면서 ‘빚폭탄’이 더욱 커질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5%p 인상…두 번째 ‘빅스텝’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3.00%로 0.50%p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온 건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탭(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것)’을 최초로 단행한 이후 두 번째 연속 빅스탭이다.

한은이 7월에 이어 추가적인 빅스탭을 단행한 것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때문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간 차이가 벌어진 상태인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2일 장마감 기준 142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5.6% 상승한 108.93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상승률(5.7%)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연이어 5%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소비자물가 증가추이를 억제하려는 것.

이와 함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도 금리인상 단행을 암시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물가 전망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5%대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경기를 희생하든지 간에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기준금리 상승 최종 목적지가 3.50%(10월 3.00%)이 예상되냐는 시장의 예상에 대해 “최종금리가 3.50%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추가적인 빅스탭 여지를 남겼다.

사진=박민규 기자

가구당 이자부담 50만원 증가…38만 취약차주들 어쩌나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를 기점으로 코로나19 시기 기준금리(0.5%)보다 2.5%p 높이면서 대출을 갖고 있는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빅스텝으로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 7000원 증가한다. 취약 차주가 25만9000원, 비취약 차주가 33만2000원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도 추가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1.0%p 증가하게 될 경우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 취약 차주의 경우 51만8000원으로 상승한다.

이번 빅스텝만으로도 32만원 가량의 이자부담이 늘어났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부터 현재까지 전체 이자 증가금액을 계산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지난해 8월 0.50%였던 기준금리가 3.00%가 늘어난 만큼 그간 2.50%p가 늘어났다. 한은이 올해 초 기준금리가 0.25%p 늘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이 3조3000억원, 1인당 연간 평균 16만4000원이 증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이자 부담은 164만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취약차주들의 대출부담이 위험상황에 달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1000 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하고 있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빠르게 불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 공인중개소 앞 게시판에 부착된 전월세 매물들.   사진=조현지 기자

부동산 시장 ‘고통 시작’…전문가 “거래 절벽‧가격하락 동시 진행”

최근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도 가중될 전망이다. 이창용 총재도 금통위 직후 빅스텝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해 직접 언급할 정도다.

이창용 총재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올해 1∼8월 실거래가 기준으로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미 주담대 금리는 7%대를 넘어섰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로 집계됐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인 8월 24일 대비 상단이 1.1%p, 하단이 1.12%p 상승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과 함께 다음달에도 빅스텝이 이어지면서 총 1.0%p가 올라갈 경우 연내 주담대 금리는 8%대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도 빅스텝을 기점으로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는 금리여서 이번 빅스텝으로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됐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거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도 “최근 청약시장에 청약미달에 이어 미분양·미계약 물건이 늘고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 수요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방은 물론 서울·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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