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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은 연금만으로 생활 가능한데”…빈곤한 한국 노인

“미국·유럽은 연금만으로 생활 가능한데”…빈곤한 한국 노인

한국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65만원
“미국은 약 275만원…유럽 대부분 200만원 넘어”
급여적정성 확보 위해 소득대체율 향상해야

승인 2025-03-06 06:00:08 수정 2025-08-19 09:51:51
쿠키뉴스 자료사진

유럽 대부분의 노인들은 연금급여로 노후소득의 80%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노인은 연금급여로 노후소득의 50%를 충당하는 경우가 14.9%로 현저하게 낮았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만큼, 연금제도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유럽 8개국과 한국의 노후소득보장 적절성 및 노인 빈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령·유족급여 수급률, 순 소득대체율, 최저보장 수준이 유럽 8개 국가(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보다 크게 낮았다. 

전반적인 급여 수준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 덕분에 수급률은 93.4%로, 유럽 국가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연금급여가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인 노인을 살펴보면, 한국은 14.9%에 불과했고 유럽 8개국 중 6개국은 80%를 웃돌았다. 가장 낮은 이탈리아와 그리스도 각각 73.8%, 67.8%에 달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에선 연금이 총소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구가 절반 이상이었다.

노인 가구 소득에서 노령·유족급여가 차지하는 평균 비율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노인 단독 가구에선 33.8%, 노인 부부 가구에선 27.7%에 그쳤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제외한 6개국에서 노인 단독 가구와 부부 가구 소득의 70∼80%를 노령·유족 관련 급여로 충당하고 있었다. 가장 낮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조차 50∼60% 수준으로 한국보단 월등히 높았다.

약한 연금 보장성은 높은 수준의 노인 빈곤율로 이어졌다. 한국에서 2021년 기준 중위소득 50%에 못 미치는 노인 비율은 34.7%에 달했다. 유럽의 경우 11.8%를 기록한 영국과 독일을 제외하고 모두 한자릿수로 극히 낮다. 

유럽 국가에 사는 노인 절반 이상은 노령·유족급여만으로도 중위소득 50% 빈곤선을 넘어서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금급여로 빈곤선을 넘은 독신 노인 비율은 프랑스(74.5%)가 가장 높고, 스웨덴(69.6%), 이탈리아(69.0%), 독일(63.2%)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유럽 국가보다 노인빈곤율이 훨씬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금 제도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연금급여가 노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건 연금 제도가 노후 대비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연금제도가 성숙하면서 수급률은 올라가겠지만, 무엇보다 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아 유럽 정도의 급여적정성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연금과 비슷한 공적연금 제도를 운영하는 유럽 국가 대부분의 월 평균 수급액은 200만원 이상에 이른다. 미국의 공적연금 평균 급여 수준은 지난해 1900달러(한화 약 275만원)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의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지난해 기준 65만원에 그친다.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선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방식의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 교수는 “물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1900달러와 65만원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나”라며 “급여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연금 가입기간을 확대하고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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