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여름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 당시 앱 화면에 떴던 숫자다. 원하는 굿즈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접속자가 몰렸고, 예약에 성공해도 상품을 받기 어려웠다. 음료를 한 잔 더 마셔서라도 스티커를 채우고, 여러 매장을 돌며 MD를 모으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그 문화가 우습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열기만큼은 진짜였다.
스타벅스는 그런 브랜드였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기꺼이 자신의 일상 일부를 내어준 브랜드였다. 출근길 손에 들린 초록색 컵, 노트북을 펼쳐놓고 몇 시간을 보내는 매장, 시즌마다 반복되는 프리퀀시 열풍은 스타벅스가 단순한 커피 브랜드 이상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탱크데이’ 논란은 유독 크게 다가왔다.
소비자들이 문제 삼은 것은 단순한 문구 하나가 아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마케팅 과정에서 사용됐다는 사실 자체다. 의도 여부를 떠나 역사적 상징성을 충분히 연상할 수 있는 표현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됐다는 점에 고개를 갸웃했다.
스타벅스는 논란 직후 관련 이벤트를 중단하고 사과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로 고개를 숙였고, 내부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단순히 사과 여부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친환경과 사회공헌, 지역사회 상생 활동을 강조해 왔다. 개인 컵 이용 문화를 확산시키고, 커뮤니티 스토어를 통해 청년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도 이어왔다. 소비자들이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단순한 커피 브랜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번 논란에 유독 실망감이 크게 나타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벅스가 특별히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아서가 아니다. 오랜 시간 소비자 곁에 머물며 일상의 일부가 된 브랜드였기에, 이번 논란이 더욱 낯설고 당혹스럽게 느껴진 것이다.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지난해 여름 새벽부터 앱에 접속해 프리퀀시를 모았던 수많은 사람 역시 스타벅스가 만들어온 경험과 이미지를 함께 소비해 왔다.
브랜드의 힘은 매장 수나 판매량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맡길 만큼의 신뢰가 쌓일 때 만들어진다. 이번 논란 이후 스타벅스가 마주해야 할 과제는 사과를 넘어 소비자들이 기억해 온 ‘스타벅스다움’을 다시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