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49.42%를 득표해 경기도지사 출신 첫 대통령이 됐다. 그는 두 차례의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의 이력으로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당선인의 실용주의는 결국 대권의 꿈을 이루는데 원동력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4일 당선 확정에도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수락연설을 통해 “비상계엄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들을 파면하고, 이 나라의 주인이 우리 자신임을 여러분이 투표로 증명해주셨다”며 “여러분이 맡기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에, 당선이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온 힘을 다하겠다. 고통스러운 삶을 가능한 한 빠르고 확실하게 회복시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당선인은 수락연설에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 △경제·민생 회복 △국민의 생명·안전 보호 △평화롭고 안전한 한반도 구축 △공존과 협력의 공동체 실현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이번 대선은 45년 만에 벌어진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트럼프 관세 위기 등 대내외적인 위기 속 치러졌다. 이 때문에 이번 정부는 국가 위기를 실용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 당선인은 제21대 대선 시작부터 자신의 강점인 실용주의를 꺼냈다. 그는 지난 4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첫 비전 발표를 통해 “트럼프 2기 체제로 자국우선주의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우리 내 이념과 진영대결은 생존 문제 앞에서는 사소한 일”이라며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실용주의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먹사니즘의 토대 위에 한계를 넘어 신세계를 설계하는 잘사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며 “변화 적응을 넘어 이를 주도하는 영향력이 글로벌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실용주의’는 지자체장 경험이 근간이 됐다. 그는 지난 2010년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3년 6개월 만에 부채 7285억원을 상환했다. 그뿐만 아니라 성남시 내 보편적 복지 등을 확대했다.
경기도지사 시절 이 당선인은 코로나-19시기 신천지 과천교회에 진입해 명단을 확보하고 폐쇄 절차를 진행했다. 또 경기 남북부 경제력 불균형을 고려해 공공기관 이전을 진행했다. 경기 북부로 이동한 공공기관은 △관광공사 △문화재단 △평생교육진흥원 △일자리재단 △주택도시공사 △경제과학진흥원 △신용보증재단 △경기도연구원 등이다.
전문가는 이 당선인의 ‘실용주의’가 정치적 진화 과정를 거쳤다고 평가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당선인은 ‘실용주의’ 키워드로 성장해 온 정치인이다. 실용주의는 이 당선인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소년공부터 변호사, 지자체장, 당대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실용주의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실용주의는 이념이 배제된 말이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는 묻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라며 “성장 기반을 마련해 안정화를 일궈 국민통합을 하겠다는 국정 방향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