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졸 검정고시 출신 첫 대통령, 노동자 출신 첫 대통령, 기초지자체장 출신 첫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이 배출한 첫 TK(대구·경북) 출신 대통령. 제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재명 당선인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 정치의 비주류를 상징한다.
이 당선인은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현실로 증명하며, 정치사에 전례 없는 이정표를 새겼다. 그의 당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한국 정치 지형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서막이다. 권위주의와 지역주의에 균열을 내는 파격성과 함께, 정치의 중심축을 기득권에서 민생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그는 평소 “국가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국민 개개인이 체감할 수 있어야 진짜 성장이고 진정한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향후 5년을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로 진단한다. 과거 양적 성장 중심의 기능사회에서 벗어나,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질적 성장, 가치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그가 제시한 국가 비전 ‘잘사니즘’과 ‘K-이니셔티브’는 이러한 시대 인식을 토대로 한다. 단순한 경제성장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포스트 성장시대’의 새로운 국가 모델이자, 글로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당선인의 정책 스타일은 실용주의와 실행력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공약을 단순한 선언이나 구호가 아닌, 구체적 추진계획과 실행 기간을 수반한 ‘실천 가능한 약속’으로 본다. 선거 기간 그를 보좌한 복수의 정책 실무진은 “숫자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보고서를 올리면 반드시 본인이 직접 검토하고, 근거와 수치를 끝까지 따진다”고 전했다. “그에게 ‘대충’이나 ‘짐작’은 없다”는 평가는 이재명 리더십의 핵심을 압축하는 표현이다.
이같은 행정 스타일은 국정 운영 전반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용주의에 기반한 이재명표 ‘K-이니셔티브’는 기술, 에너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선도한다’는 상상을 구체화하는 전략이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성과”라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특히 그는 지방을 국가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끌어올리는 데도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선거기간 지방 유세에서 “지방은 더 이상 희생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역 전략 역시 단순한 안배가 아닌,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성장 잠재력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영남은 첨단산업, 호남은 재생에너지, 대전·충청은 과학수도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이재명표 리더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중함과는 또 다른 결을 갖는다. 김 전 대통령이 실용을 바탕으로 국제 정세를 꿰뚫는 외교력을 보였다면, 노 전 대통령은 원칙과 이상에 기반한 제도 개혁을 밀어붙였고, 문 전 대통령은 안정과 균형을 중시했다. 이 당선인은 생존의 현장에서 체득한 실용을 무기로 삼는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생활 중심, 성과 중심의 국정 운영을 지향하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그가 내세우는 ‘대리인 대통령’이라는 정체성은 국민적 지지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위임받아 일하는 머슴”이라며, 대통령의 역할을 ‘일꾼’으로 규정했다. 이 당선인은 4일 당선이 확실시 되자 여의도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제게 기대하시고 맡긴 그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반드시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