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1일 (0)
환경 훼손으로 공사 멈춘 ‘문경 케이블카’…문경시, 대책·문책 없이 “사과만”

환경 훼손으로 공사 멈춘 ‘문경 케이블카’…문경시, 대책·문책 없이 “사과만”

설명회 20분 ‘조기 종료’…유명 가수 초청 공연 논란일자 결국 취소

승인 2026-04-03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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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가 지난 2일 문경새재 일원에서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현장 설명회를 열고 있다. 문경시 제공. 

문경시가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과정에서 허용 범위를 크게 넘어서는 산림 훼손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은 가운데, 정작 사업 관계자에 대한 문책이나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은 내놓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문경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현장에서 설명사업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취재진을 포함해 3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계획됐던 유명 가수 초청 공연은 논란(본지 4월 1일자 보도)이 확산되자 취소했으며. 1시간가량 예정됐던 설명회도 20분 만에 서둘러 마무리됐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되지 않아 항의가 이어졌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환경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이어졌고, 직권남용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신현국 문경시장을 비판하는 현수막도 내걸리면서 현장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설명회에서 문상운 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은 “환경청과 긴밀히 협의해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 중단의 원인이 된 환경 훼손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이나 관련 공무원·시공사에 대한 책임 규명 및 문책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 환경영향평가 위반으로 중단됐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문경시가 불법적 훼손으로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초래했는데도 책임자를 문책하지 않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문경시의 안일한 대응이 결국 더 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가 '문경새재 케이블카 조성사업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한편, 문경새재 케이블카 사업은 총사업비 611억 원을 투입해 문경새재 입구 제4주차장 인근에서 주흘산 관봉까지 1.86㎞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문경시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달 24~25일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 상부승강장 공사 현장의 수목 훼손이 환경영향평가상 허용 범위를 크게 초과한 사실이 확인됐다.

상부승강장은 당초 1181㎡ 부지 내에서 59주의 수목 제거만 허용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약 140주가량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환경청은 오는 4월 30일까지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훼손 구역 보완계획과 수목 이식 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공사중지 명령은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 확인됐을 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강한 수준의 행정 제재다. 위반 사항이 모두 해소되고 승인기관의 재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현장 관리 부실과 무리한 속도전이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신현국 문경시장을 비판하는 현수막도 걸렸다. 독자제공.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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