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54일 앞으로 다가오며 여야 각 당에서도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 경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열한 공천 경쟁 속 대진표가 확정되는 동안 서울 구청장 가운데선 컷오프(경선 배제)된 현역 또한 속출하는 중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통틀어 3명의 현직 구청장이 본경선 돌입도 전에 자격을 잃었다. 여야 간 공천 분위기는 달라도 현역 프리미엄만으로는 컷오프의 칼날을 비켜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각 당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2명(조성명 강남구청장·최호권 영등포구청장)과 민주당 소속인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현역 프리미엄을 고려해 단수 공천된 현직 구청장만 10명을 넘기는 가운데 자치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자세히는 국민의힘에서 9곳(강동·광진·도봉·동대문·마포·서대문·양천·종로·중구), 민주당에서 3곳(강서·은평·중랑구) 등 12개 구에 대한 단수 후보 추천을 의결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들은 즉각 반발했다. 예비후보 등록으로 기초단체장직을 내려놓은 최 구청장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컷오프는)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는 자해 행위”라며 “구민들의 지지를 받는 현직 구청장을 배제하는 것은 영등포구 ‘수성’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 관련 결정이 뒤집힌 지 사흘 만이었다. 그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제기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달 19일 컷오프된 조 구청장도 바로 다음날 공관위에 이의 신청서를 내고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에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낸 상태다. 그는 “현직 구청장을 경선에서 배제할 만한 명확한 사유도, 납득 가능한 설명도 없었다”며 “성과·경쟁력으로 검증된 현역을 일방적으로 배제한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의했다. 이어 “누가 후보가 되든 경선 현장에서 구민의 심판을 받고 승복할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에 속한 이 구청장은 이날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중이다. 민주당 서울시당 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공개한 제2차 경선 결과를 보면, 강북구청장 예비후보 가운데 이 구청장과 이백균 전 강북구의회 의장을 제외한 3명(이승훈·이용균·최선)의 후보자가 본경선에 올랐다. 구 관계자는 “이의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관련 서류 제출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아꼈다.
이들 외에도 경선 대상자로 정해진 구청장은 민주당에서만 3명(박준희 관악구청장·이승로 성북구청장·장인홍 구로구청장)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현역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선을 통과해 공천 티켓을 쥐었지만, 동작·서초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후보자 등록 공고도 올리지 않은 상황이다. 경선 결과와 공관위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현역 컷오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역 배제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에 차이는 있지만 양질의 후보를 내보내려는 당 차원의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소위 ‘인물난’의 영향으로 비교적 경쟁력이 있는 현역 위주 단수 공천을 감행해야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여권 우세 속 출마 희망자가 다수 나오는 만큼 평가 기준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를 위해 등록한 예비후보는 총 117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자(68명)가 전체의 58%를 기록하며 과반을 차지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38명이 등록해 민주당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안팎으로 크고 작은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국민의힘과 대선 승리에 이어 서울 탈환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의 행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 평론가는 컷오프 배경에 대해 “보통 당에서 후보자 모르게 실사를 나온다”며 “현직 구청장에 대한 사전 정보를 조사해 실적·평판·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알아내는 단계를 밟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대표해 출마하려는 기초단체장 후보자가 많은 상황에서 ‘검증 과정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기준이 까다로워지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