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0일 (3)
[속보] 한국기원 바둑 프로기사, ‘5점’ 깔고 AI에 패배

[속보] 한국기원 바둑 프로기사, ‘5점’ 깔고 AI에 패배

인공지능 바둑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 시작
프로기사, 첫 경기부터 5점에 충격적인 패배

승인 2026-04-14 11:33:16 수정 2026-04-14 13:18:31
한국기원 소속 익명 프로기사가 인공지능과 대결에서 5점을 깔고 패배했다. 조혜연 9단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오 마이 갓.’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 생중계 해설자 조혜연 9단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조 9단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많이 강해졌지만 그래도 프로기사에게 4점은 ‘뚫리지 않는 벽’이 아닐까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인 ‘5점 깔고 패배’였다.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다. 바둑 프로기사가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대국에서 2점을 깔고 두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요즘이지만 3점을 넘어 4점, 그리고 5점은 ‘절대 질 수 없는 치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 그 벽이 무너졌다.

알파고 10년을 맞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의 성장을 확인하고, 바둑 프로기사와 격차를 확인하기 위해 시작된 기획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가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19층에 마련된 대국실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로 등판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그린스팟’과의 첫 대결에서 5점을 깔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호선은 아닐 거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정선(덤을 공제하지 않고 흑으로 먼저 두는 대국 방식)도 큰 의미는 없다. 이미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치수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점이 아닐까, 많은 이들이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3점도, 4점도 아닌 5점에 첫 대국이 시작되자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 해설자 조혜연 9단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국 초반에는 5점을 깔고 시작한 프로기사가 낙승을 거둘 거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5점으로 대국이 시작되자 프로기사의 60집 이상 우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차이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중반 무렵에는 20집 차이로 격차가 감소했다.

역시 변수는 초읽기였다.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 시간제는 각자 5분에 30초 초읽기 3회 ‘속기 대국’이었고, 초읽기에 몰린 익명의 프로기사는 실수를 연발했다. 실수가 실수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진 끝에 치명적인 착각이 나왔고, 당연히 우변을 지켜야 할 장면에서 좌상귀로 향한 수가 사실상 패착이었다.

큰 착각을 범한 이후에도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에선 여전히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익명의 프로기사는 형세 판단 착오로 더 강한 수법을 찾지 못했고, AI가 좌변 백 대마와 중앙을 모두 살려내자 형세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허무한 패배였다. 비록 한국기원 측에서 ‘익명’으로 하기로 결정해 어떤 프로기사가 대국했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 바둑 랭킹 135위~190위에 랭크된 프로기사 중 한 명이었다. 첫 대국에서 5점을 깔고 패한 기사는 대국료를 제외한 승리 수당은 받지 못하게 됐다.

한편 7명의 한국기원 소속 익명 프로기사들은 출전 대국료로 200만원을 받는다. 이길 경우 수당은 치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4점에 이기면 승리수당 400만원과 대국료 200만원을 더해 총 600만원을 받는다. 3점에 이기면 승리 수당 800만원과 대국료 200만원을 합쳐 총 1000만원, 만약 2점에 이길 경우에는 1600만원과 대국료 200만원이 더해진 1800만원을 받는다.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가 시작되기 전 조혜연 9단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많이 강해졌지만 그래도 프로기사에게 4점은 ‘뚫리지 않는 벽’이 아닐까 예상한다”면서 “5분 30초 3회 속기 대국에서 2점에 이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3점 치수 정도로 마무리 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4점이 아니라 5점이 뚫려버린 상황에서 과연 이날 경기가 어떤 치수로 마무리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2국에서 6점에 승리한 익명 프로기사 연합은 3국에서 5점에 다시 패배, 오후 1시10분께 4국에서 다시 5점을 깔고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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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기자
안녕하세요. 문화스포츠부 이영재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을 전합니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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