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소속 바둑 프로기사와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의 격차는 ‘4점’이었다. 5점에도 2연속 패배하는 수모를 당한 ‘익명 프로기사 연합’은 막판에 간신히 4점을 지켜냈다.
바둑 인공지능과 프로기사의 격차를 확인하는 프로젝트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가 1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19층에 마련된 대국실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로 등판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그린스팟’과의 첫 대결에서 5점을 깔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가 시작되기 전 조혜연 9단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가 많이 강해졌지만 그래도 프로기사에게 4점은 ‘뚫리지 않는 벽’이 아닐까 예상한다”면서 “5분 30초 3회 속기 대국에서 2점에 이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3점 치수 정도로 마무리 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4점이 아니라 5점이 뚫려버린 결과의 조 9단은 ‘오 마이 갓’을 연발하며 할 말을 잃었다.
이어진 6점을 간신히 가져왔지만, 3국에서 다시 한번 5점에 패배하면서 프로기사들은 두 번이나 6점을 깔고 두는 수모를 당했다. 대국이 시작되기 전 ‘4점은 뚫리지 않는 벽’이라던 프로기사의 예측이 무색한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러나 후반부에 출전한 기사들은 전반부와 달리 강했다. 승부처였던 5국에 등판한 ‘익명 프로기사’가 드디어 5점에 첫 승리를 안겼다. 란커배 세계대회를 생중계하다 이 대국으로 넘어온 바둑 유튜버 이현욱 9단은 5점에 익명 프로기사가 승리를 거두자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어진 6국에서는 4점에도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 7국은 3점 대결이 됐다.
1국이 시작될 때, 5점에는 프로기사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패배했던 것처럼 마지막 7국의 3점 치수는 프로기사가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앞선 5국과 6국에 이어 7국에 출전한 기사 역시 상당한 기력의 소유자로 추정되는 가운데 중반까지 압도적인 우세가 이어졌고, 중앙 전투가 마지막 승부처로 떠올랐다.
마지막 순간에도 변수는 역시 초읽기였다. 5분 30초 3회로 진행된 이날 대국 특성상, 프로기사들이 초읽기에 몰린 이후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여려 차례 보였다. 최종국인 7국에 출전한 프로기사는 승부처에서 한창 전투를 벌이던 장면에서 돌연 시간패를 당하면서 ‘그린스팟 오픈 테스트’의 종지부를 찍었다. 최선의 수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었기 때문에, 시간패를 당하지 않고 계속 진행했다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대결이 허무한 시간패로 끝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이날 대국을 생중계한 조혜연 9단은 “연말에 메인 이벤트가 있다. ‘그린스팟’은 테스트 버전이고 메인 이벤트에는 ‘블루스팟’이 출전해 정상급 프로기사와 대결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테스트 버전인 그린스팟에게도 5점에 패배하며 고전한 프로기사들이 상위 버전인 블루스팟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중 랭킹 135위~190위에 해당하는 기사 7명이 출전해 AI와 7판을 차례로 대결한 결과 최종 치수는 ‘4점’으로 끝났다. 5점에 2패를 당해 무려 6점을 깔고 두 판이나 대국을 해야했던 익명 프로기사 연합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결과였다. 한편 7명의 한국기원 소속 익명 프로기사들은 모두 출전 대국료로 200만원을 받았다. 4점에 이긴 기사는 승리수당 400만원과 대국료 200만원을 더해 총 600만원을 받았다. 5점에 이긴 기사는 승리 수당 200만원과 대국료 200만원을 더해 총 400만원, 6점에 이긴 기사는 승리 수당 100만원을 합산해 총 300만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