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경북개발공사, 이주민 삶의 기록 고향 앨범 ‘내리·상림 사람들’ 발간

경북개발공사, 이주민 삶의 기록 고향 앨범 ‘내리·상림 사람들’ 발간

경산상림 재활산업특화단지 이주민, 상실 위로·공동체 기억 보존

승인 2026-05-14 11:33:04 수정 2026-05-15 18: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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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리 주민들이 홍시를 따고 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상림리 주민들이 홍시를 따고 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공공개발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삶의 터전을 내어준 주민들의 추억을 진솔하게 담은 책자가 발간돼 주목받고 있다.

14일 경북개발공사에 따르면 경산시 진량읍 내리리·상림리 주민들의 삶과 기억을 담은 고향 앨범 ‘내리·상림 사람들’을 발간했다.

고향 앨범은 개발사업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지역 공동체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시리즈로 집필하고 있다.

이번 ‘내리·상림 사람들’은 2019년 경산 여천동 ‘버드내 사람들’, 2025년 영주 휴천동 ‘아치나리 사람들’에 이어 세 번째다.

공사는 이런 노력으로 2020년 혁신 우수 지방공공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농사일을 한 후 휴식 시간에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 경북개발공사 제공.
농사일을 한 후 휴식 시간에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 경북개발공사 제공.
이번 앨범은 경산상림 재활산업특화단지 조성으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이주민들의 상실감을 위로하고, 사라져가는 고향 공동체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제작됐다.

경산상림 재활산업특화단지는 2023년 승인 받았으며, 현재 주민들의 이주가 진행 중이다.

앨범 제작에는 김이랑 수필가와 박채현 동화작가가 나섰다.

이들 작가는 약 6개월간 내리리와 상림리를 오가며 만난 주민의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재구성했다.

앨범에는 연뿌리 같은 인연으로 이어진 가족사, 농사와 신념으로 살아온 세월, 해방둥이 세대의 굴곡진 삶, 백년해로를 꿈꾸는 노년의 이야기 등 평범하지만 깊이 있는 주민들의 삶이 다채롭게 담겼다.

또 미나리 향 가득했던 들판, 가을이면 홍시를 함께 나눠 먹은 추억 등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도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공장에서 받은 건빵을 먹지 않고 자식에게 가져다준 아버지를 회상하며 “건빵보다 아버지의 사랑이 더 고소했다”고 말하는 아들의 고백은 산업화 시대 가난했던 가족사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상림리에 거주하는 김태룡 씨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과 피땀으로 일군 땅을 내놓고 떠나려니 마치 뿌리가 뽑히는 상실감을 느꼈다”며 “이렇게 앨범으로나마 우리의 기억을 남길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받은 건빵을 먹지 않고 자식에게 가져다준 아버지의 모습을 재현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공장에서 받은 건빵을 먹지 않고 자식에게 가져다준 아버지의 모습을 재현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이번 앨범은 개발과 성장의 이면에서 희생한 주민들의 서사가 구전 속에 묻혀 사라질 수 있는 것을 공공 기록물의 형태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상실감을 존중하며 공공개발의 또 다른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보여주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혁 경북개발공사 사장은 “경산상림 재활산업특화단지가 활성화되면 지역경제와 미래세대 성장 기반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며 “주민들의 양보와 희생 위에 추진되는 만큼 성공적인 단지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림리 어르신이 가족 사진을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상림리 어르신이 가족 사진을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 경북개발공사 제공.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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