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 (6)
삼성전자, 파업리스크 덜어냈지만…DS-DX 노노갈등은 ‘숙제’

삼성전자, 파업리스크 덜어냈지만…DS-DX 노노갈등은 ‘숙제’

승인 2026-05-21 11:08:13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안에 서명하며 파업리스크를 덜어냈다. 다만 이번 교섭에서 모바일·가전 등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사실상 배제되면서 노노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10시44분 마라톤협상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4시25분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교섭을 재개한 지 약 6시간 만에 접점을 찾았다. 같은 날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이 결렬된 데 이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며 극적 타결이 이뤄졌다.

노사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성과인센티브(OPI) 지급 방식은 유지하되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에서는 지급률의 한도를 두지 않는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결정됐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며, 향후 10년간 적용될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DS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6억원,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1인당 최소 1억6000만원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성과급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해졌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적용은 오는 2027년부터 시행한다. 올해는 유예됐다.

삼성전자노조 동행은 지난 18일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인 중앙노동위원회를 방문해 기습시위를 진행했다. DX 조합원들 위한 추가 안건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노조 동행
삼성전자노조 동행은 지난 18일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인 중앙노동위원회를 방문해 기습시위를 진행했다. DX 조합원들 위한 추가 안건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노조 동행
문제는 DX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진다는 점이다. DX부문은 특별경영성과급 대상이 아니다. 잠정합의안에는 DX부문과 CSS사업팀에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별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메모리사업부와 비교하면 수억원대 격차가 벌어지는 셈이다.

DX부문의 반발은 이미 교섭 과정에서 표면화했다. DX 소속 직원 5명은 교섭을 이끌어온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일부 노조는 공동투쟁 대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DX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40%에 육박한다. 반도체가 적자의 늪에 빠졌을 때 회사의 매출을 이끌어왔으나, 이번 교섭에서는 사실상 배제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박효상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박효상 기자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합의가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더라도 DS-DX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DS부문 실적이 급증하는 반면 DX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는 한 구조적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DX부문을 기반으로 둔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사측에 ‘DX 대표이사 공식면담’을 요청했다. 이번 임금 교섭에서 DX부문 배제로 인한 회사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을 만나 처우개선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동행 노조 측은 실무자와 만났으나 유의미한 대답은 듣지 못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는 갈등 봉합을 위해 DX부문에도 성과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성과급의 취지는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DX도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DS처럼 제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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