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4)
오세훈,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李정부 허니문’ 뚫고 보수결집 이끌어 [6·3 지선]

오세훈,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李정부 허니문’ 뚫고 보수결집 이끌어 [6·3 지선]

강남권 압승·한강벨트 선전…여권 강세론 넘고 서울 수성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 두기 전략 주효
막판 보수 결집 이끌며 사상 첫 5선 고지

승인 2026-06-04 11:20:13 수정 2026-06-04 11:24:09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고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선거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장동혁 지도부와의 거리 두기 전략,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 등이 승리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개표율 98.86% 상황에서 오세훈 후보는 득표율 49.08%를 기록해 정원오 후보(48.20%)를 0.88%포인트(4만5497표) 차로 앞서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세훈 후보는 강남 3구(강남 65.98%, 서초 64.68%, 송파 53.51%)에서 비교적 우위를 점했다. 용산 57.09%, 영등포 50.50%, 동작 50.37%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확보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당 지역은 정비사업과 개발사업 등이 한창 진행 중인 곳으로 부동산 민감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오 후보는 선거 결과가 확정된 직후 “이번 선거는 상식의 승리”라며 “서울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균형을 지켜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 서있든 어떤 형편에서 출발했든 노력한 만큼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도시를 반드시 완성하겠다”며 “마지막 4년 제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사실상 오 후보에게 불리한 승부였다. 60% 안팎을 오가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집권 초반 특유의 ‘허니문 효과’로 국민의힘 후보들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지방선거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5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여당의 선방을 이끌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70%를 웃돌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남동균 기자
그럼에도 오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실히 절연하지 못한 장동혁 지도부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장 대표와 마주치지도 않고 완전히 별개로 움직였다. 오히려 이준석과 함께 손을 잡았다”며 “이번 승리는 지도부랑 완전 결별한 덕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도 승부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오 후보는 선거 초반 안정적인 시정 운영과 행정 경험을 강조했지만, 막판에는 이재명 정부 견제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실제 개표 과정에서 초반 열세를 보이던 오 후보는 개표 시작 13시간 만에 역전에 성공하며 보수층 결집 효과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 역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초입에 이 대통령이 직접 공소취소 특검 시동을 걸었고, 민주당이 여기에 화답했다”며 “이에 대한 서울시민의 평가가 이번 결과에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후보가 5선 서울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도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서울시장은 자연스럽게 대권 주자로 분류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상징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향후 국민의힘의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다만 오 후보는 지난달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5선 시장으로서 서울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면 대선은 하지 않아도 좋다는 마음가짐”이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자연스럽게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데, 그 유혹을 10년간 자제해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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