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했다. 김승묵 국회 의사국장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각각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후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로 첫 회동을 갖고 차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신속히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장현주 국회 공보소통수석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당론 발의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 △청와대의 국정조사 대상 포함 여부 등 일부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이날 논의되지 않았으며, 향후 구성될 특위에서 협의될 내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선관위, 국민주권 가볍게 여긴 참사…구조 개혁해야”
민주당이 발의한 국정조사 요구서의 핵심은 선거 관리 시스템의 ‘체질 전면 개선’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외부 견제를 받지 않는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폐쇄성과 ‘총체적 무능’이 결합한 구조적 참사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범위를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 및 검토 과정의 위법·부실 여부 △현장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및 조치 과정의 적정성 △투표소 봉쇄 상황과 행정 마비에 관한 진상조사 △선거 관리 지침과 시스템 개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감축 인쇄(50%)를 결정한 의사결정 구조와 투표 종료 후 약 35시간 동안 투표함 반출이 지연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심장이며 선거 관리는 그 어떤 행정보다 엄격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최대한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선관위에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 아울러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과 선거 사무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번 사태를 불투명한 운영 구조에서 비롯된 각급 선관위의 직무유기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요구서의 초점은 투·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불법성 규명’에 맞춰져 있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경위 △투·개표 동시 진행 및 개표 중단 거부 결정에 관한 제반 사항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유권자 참정권 침해 규모 및 선거 효력 △투표 종료 전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선거 효력 △경찰 기동대의 시민 진압 과정에 관한 사항 등을 요구했다.
특히 지방선거일 오후 10시까지 투표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오후 6시 정각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된 점,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 마감 시각이 연장됐음에도 개표를 중단하지 않아 투표와 개표가 동시에 진행된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정보 노출로 인해 비밀선거 원칙이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북·전북 등에서 발생한 선거인 명부 누락과 전산 입력 누락 사례를 언급하며 “이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면 신속하게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전국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총체적 부실이 밝혀진 뒤에는 재선거를 실시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선거 정당성 시비’에는 선을 그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이나 사전투표 폐지 같은 억지 주장을 멈추고 원인 규명과 선관위 개혁이라는 근본적 해결책 마련에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