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는 관례 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며 입법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제2당이 맡아온 관행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임하는 원칙은 견제와 균형의 복원”이라며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라도 법사위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광주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면 대미투자특별위원회를 파행시켰듯 모든 국정과제와 민생현안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를 용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법사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당이 법사위원장을 두고 다투는 배경에는 법사위의 특수한 권한이 자리하고 있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법안 심사가 지연되거나 보류될 수 있어, 법사위는 ‘상원 역할을 하는 상임위’로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한다는 취지에서다. 김대중 정부에서 야당이 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야당 법사위원장’을 처음 주장했고, 이 같은 관행은 실제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큰 틀에서 유지됐다.
다만 이 관례는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이후 21대 국회 후반기에서는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갔고, 22대 국회 전반기에서는 민주당이 ‘야당 법사위원장’을 탈환했다. 그러나 정권 교체로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이 22대 국회 후반기에서도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법사위원장 갈등을 단순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넘어 향후 국회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으로 보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민생현안 등 입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 견제를 위해 법사위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원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상징이었던 법사위원장이 현재는 정국 주도권 다툼의 핵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중에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6·3 지방선거 결과가 여당 견제 심리를 내포하고 있기에,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로 접어들며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검찰개혁·사법개혁 등 대대적 입법·개정을 추진하는 기조이기에 법사위원장을 내놓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의힘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와 사법리스크 해소 저지에 방점을 두며 여당에 맞설 것이기에 법사위원장 자리는 어떻게든 쟁취하려 할 것”이라며 “결국 여야 간 법사위원장 다툼은 강대강 대치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