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는 1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국방백서는 현재 초안을 마련 중이고, 작성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일축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기조는 최근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칭하는 등 대남 적대시 정책을 노골화하는 안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해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방부 장관은 대적관과 북한관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며 “우리 주적은 북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부는 부처 간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해당 표현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공존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정책 목표”라며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상태에서 주적인 북한과 평화공존을 추구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적 개념은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논의돼야 하며, 국방백서 상의 표현도 이러한 맥락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백서 내 북한에 대한 ‘적’ 또는 ‘주적’ 표기는 역대 정부의 대북 안보관을 가늠하는 척도로 작용해 왔다. 주적 개념은 1994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 명기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2004년) 들어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대체됐으나, 이명박 정부(2010년) 당시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거치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라는 표현으로 재등장해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2018년·2020년)에서는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2 국방백서’에서 6년 만에 다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부활했다. 윤석열 정부의 ‘2024 국방백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끝내 발간되지 못했다.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 속에서 국방부가 전임 정부의 대적관 기조를 이어가려는 가운데, 통일부가 새 정부의 대북 기조에 맞춘 수정 요구를 공식화함에 따라 연말 백서 발간 전까지 부처 간 치열한 조율 과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