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르게 붕괴하는 희귀동위원소를 비행 상태 그대로 측정하는 레이저분광 실험을 국내에서 처음 성공했다.
이번 성과로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이 짧은 반감기를 가진 희귀동위원소를 연구하는 핵심 연구시설로 한 단계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와 공군사관학교, IBS 희귀 핵 연구단, 고려대, 한국교원대,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연구팀은 희귀동위원소 빔을 활용한 국내 첫 인-빔(In-beam) 레이저분광 실험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축 레이저분광 장치 ‘CLaSsy’를 이용해 온라인 생성분리(ISOL) 방식으로 만든 소듐(Na) 동위원소 빔의 레이저분광 실험을 수행했다.
희귀동위원소는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달라 일반 동위원소보다 불안정해 대부분 반감기가 매우 짧다.
이런 희귀동위원소는 우주에서 원소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원자핵의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 연구 대상으로, 기존 핵 이론을 검증하고 새로운 핵 모델을 만드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희귀동위원소 연구는 반감기가 짧아 측정 자체가 어렵다. 연구팀은 핵을 멈추는 대신 날아가는 상태에서 곧바로 측정하는 ‘인-빔 레이저분광’ 방식을 적용했다.
핵심 장비인 CLaSsy는 비행 중인 희귀동위원소를 분석하도록 설계한 레이저분광 장치다. 시속 약 144만㎞로 이동하는 이온·원자 빔과 레이저를 같은 직선 위에 정밀하게 맞춰 희귀동위원소가 붕괴하기 전에 측정을 마친다.
레이저분광은 원자나 이온에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쏜 뒤 빛을 흡수하는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로, 원자핵의 구조가 달라지면 흡수하는 빛의 에너지도 미세하게 달라진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를 분석해 핵의 에너지 구조와 핵스핀, 자기모멘트 등 핵 모델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리량을 획득했다.
특히 안정적인 소듐 동위원소 23Na와 함께 희귀동위원소 22Na, 24Na의 레이저분광 스펙트럼도 성공적으로 측정했다.

CLaSsy는 광펌핑을 적용하면 핵스핀을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핵스핀 편극자로도 활용할 수 있어 핵물리뿐 아니라 물성과학, 의생명 분야 원천기술 연구에도 활용도가 높다.
연구팀은 향후 반감기가 더 짧은 다양한 희귀동위원소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해 고정밀 핵 구조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RAON의 레이저 활용 장치는 CLaSsy와 레이저 이온원(RILIS)으로 구성된다.
레이저 이온원은 여러 원소 가운데 원하는 원소만 선택적으로 이온으로 만들어 희귀동위원소 빔의 생산 효율과 순도를 높인다.
연구팀은 두 장비를 연계해 알루미늄(Al) 동위원소 레이저분광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실험장치팀 박성종 연구위원은 “이번 성과는 CLaSsy의 성능 검증에 머무르지 않고 중이온가속기에서 다양한 레이저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준비 중인 레이저 이온원(RILIS)-CLaSsy 연계 알루미늄(Al) 동위원소 레이저분광 실험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strumentation’에 게재됐다.
(논문명: Commissioning of the collinear laser spectroscopy (CLaSsy) at RAON / 임채영(제1저자, IBS), 유훈(제2저자, ROKAFA), 송재현(교신저자, IBS), 박성종(공동저자, IBS) 외 18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