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4)
‘홈플러스 공백’에도…출점보다 집토끼 택한 이마트·롯데마트, 왜?

‘홈플러스 공백’에도…출점보다 집토끼 택한 이마트·롯데마트, 왜?

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경쟁사 반사이익은 예상보다 제한적”
식품군 중심 대형마트 침체 지속…온라인 장보기 확산하며 수요 분산
이마트·롯데마트, 리뉴얼·식품 경쟁력 강화…“기존 고객 유지 전략”

승인 2026-07-09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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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연합뉴스
홈플러스의 사실상 퇴장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반사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온라인 장보기와 퀵커머스 확산으로 소비 채널이 다변화된 만큼 과거처럼 경쟁사 고객이 대형마트로 그대로 이동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공격적인 출점보다 점포 리뉴얼과 식품 경쟁력 강화 등 기존 고객을 지키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수정 회생계획안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더 이상 회생절차를 유지할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는 20일 즉시항고 기간이 종료되면 홈플러스는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때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퇴장이 현실화되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이마트와 롯데마트 중심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홈플러스 매출 5조7963억원 중 4월 매각이 완료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출 제외 시 4조8000억원”이라며 “이 중 30%가 경쟁사로 이동한다고 추정 시 이마트와 롯데쇼핑 합산 1.4~1.5조원의 매출 증가 효과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 “매출 증가 효과 이외에도 제조사들과의 협상력 제고도 기대된다”며 “과거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통합 구매를 통해 협상력을 제고하고 매출총이익률이 크게 개선해 이번 홈플러스 영업 중단도 기존 사업자들의 매출총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일부 점포에서는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반사이익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가 자구안으로 전국 37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이후 인근 점포의 매출이 증가했다.

홈플러스 폐점 점포와 가까운 이마트 창동점과 묵동점의 지난 5월 10~3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고, 롯데마트 역시 서울 지역 폐점 점포 인근 매장의 매출이 9% 늘었다. 송파구 한 점포는 같은 기간 매출이 24% 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반사이익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처럼 경쟁 대형마트 고객이 그대로 이마트나 롯데마트로 이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소비 채널 자체가 다변화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존 서울 시내 점포 상당수는 주택가가 많은 구도심에 위치해 입지 경쟁력은 있었지만, 유동성 위기로 상품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장보기 채널을 찾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기존 수요가 다른 대형마트로 곧바로 이동하기보다는 온라인이나 다른 유통채널로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온라인과 대형마트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3.9%, 8.1%, 7.5%, 8.8%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2월을 제외하고 1월 -18.5%, 3월 -15.2%, 4월 -6.6%, 5월 -5.1%를 기록하며 약세다.

특히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식품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3월부터 -18.2%, -9.4%, -8.1%로 감소세가 지속된 반면 온라인 식품 매출은 같은 기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신선식품 역시 쿠팡, 컬리, 네이버 쇼핑, SSG닷컴 등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이 일상화됐다. 1~2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대형마트에서 한 번에 장을 보는 소비 패턴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공격적인 출점 경쟁 대신 기존 점포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와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을 통해 공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식품 비중을 70~90% 수준까지 확대한 리뉴얼과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그로서리’를 앞세워 집객력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홈플러스 기존 수요 가운데 10~20%는 소비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남은 수요도 60~70% 가량은 온라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쿠팡 등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공격적인 출점보다 점포 리뉴얼과 식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도 홈플러스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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