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함대’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혔던 프랑스를 상대로 천적의 위용을 과시했다. 프랑스는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고, 스페인은 특유의 ‘티키타카’를 바탕으로 두 골을 넣으면서 16년 만의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피파 랭킹 3위 스페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4강전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의 결승골과 페드로 포로의 쐐기 골을 묶어 피파 랭킹 1위 프랑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스페인은 ‘왕조 시대’를 열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무려 16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랐다.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스페인은 오는 20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피파 랭킹 2위 아르헨티나-4위 잉글랜드 준결승전 승자와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조별리그부터 6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프랑스는 2018년부터 이어진 ‘연속 결승 진출’ 기록이 끊겼다. 월드컵 3회 연속 결승에 도전했던 프랑스는 앞선 유로 준결승전 패배를 설욕하지 못하고 ‘난적’ 스페인에 결국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스페인이 앞서갔다. 전반 20분 마르크 쿠쿠레야의 크로스를 프랑스 수비수 뤼카 디뉴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쇄도하던 라민 야말과 충돌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스페인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는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미켈 오야르사발이 나섰다. 오야르사발은 오른쪽 방향을 선택했고, 프랑스 골키퍼 마이크 메냥은 방향을 정확하게 읽었다. 하지만 오야르사발이 오른쪽 상단을 겨냥해 강하게 찬 공을 메냥 골키퍼는 막아내지 못했다.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이미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스페인이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30분, 프랑스에는 연이어 악재가 덮쳤다. 핵심 수비수 윌리엄 살리바가 부상으로 막상스 라크루아와 교체되고 말았다. 이후 경기는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다 후반전으로 이어졌다. 프랑스는 전반전에 유효 슈팅을 단 한 개도 날리지 못했고, 전체 슈팅도 2개에 그칠 정도로 스페인의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프랑스 수비진은 스페인의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시작 13분 스페인의 다니 올모와 페드로 포로가 특유의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프랑스 수비진을 유린했다. 공을 넘겨받은 포로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프랑스를 무너뜨렸다. 스페인이 쐐기를 박는 추가점을 뽑아내는 순간이었다.
0-2로 끌려가던 프랑스가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스페인 ‘신성’ 라민 야말이 한 번 더 프랑스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프랑스는 위기를 넘겼다.
프랑스는 후반 36분 찾아온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이 공을 실수를 범해 골문이 텅 빈 상황이었지만 결정적 찬스를 프랑스의 데지레 두에가 놓쳤고, 황급히 복귀한 시몬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스페인의 승리가 굳어졌다.

스페인이 결승에 선착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준결승전에도 관심이 모인다. 두 팀은 ‘신의 손’ 사건이 터졌던 1986년 월드컵 8강전부터 ‘앙숙’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1998년 월드컵에선 잉글랜드 ‘캡틴’ 데이비드 베컴이 퇴장당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두 번 연속 승리를 챙겼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베컴의 패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운 잉글랜드가 승리했다.
한편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대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결승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프랑스가 탈락하면서 이제 두 팀은 3·4위전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