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4)
김동관의 큰 그림…한화 ‘육·해·공 밸류체인’ 어디까지 왔나

김동관의 큰 그림…한화 ‘육·해·공 밸류체인’ 어디까지 왔나

승인 2026-07-22 17: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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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올해 초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올해 초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gh Resolution)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올해 초부터 진행된 인적분할을 매듭지으면서 삼남 각 계열 체제를 완성해가고 있다. 특히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국내외에 걸친 조선·방산·항공우주 저변 확대를 통해 ‘한국판 스페이스X’로 불리는 육·해·공 밸류체인 구축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한화는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가결하면서 올 1월 이사회 결의 후 6개월간 진행된 인적분할 절차를 마무리했다. 분할기일은 8월1일로, 존속법인 변경상장 및 신설법인 재상장은 8월25일로 예정됐다.

이번 분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계열사가 존속법인에 남고,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가 신설법인에 편입되는 내용이 골자다.

그룹 3세의 독립 경영 체제가 더욱 뚜렷해진 가운데, (주)한화에서 조선·방산 등 핵심 계열사를 존속 보유하게 되면서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승계 구도가 사실상 방향성을 수립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영역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AI 방산’ 등 핵심 분야의 미래 선도기술 확보, 한미 조선 협력(MASGA, 마스가)을 책임지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조선·방산 부문은 김 부회장이 키를 쥐고 집중 투자에 나서면서 그 성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오션 필리조선소에서 개최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 명명식에서는 미 해사청이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Missile Range Instrumentation Vessel)’ 건조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척수와 계약 규모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등을 종합하면 수주 규모는 15억달러(약 2조2300억원)로 추산된다. MRIV는 미사일 비행시험 시 궤적 추적, 원격측정자료 수집, 통신 및 시험결과 분석을 지원하는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으로,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 구축에 있어 필수 체계다.

2024년 말 김 부회장을 축으로 한화그룹이 약 1억달러를 들여 필리조선소를 인수할 때만 해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나, 마스가 협력의 거점으로 급부상하며 약 2년 만에 민간 조선소를 넘어 미국 안보 관련 선박 건조 조선소로 지정됐다는 평가다. 필리조선소는 앞서 3월에도 한화디펜스USA 등과 함께 미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며 해군 함정 건조사업 저변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져 왔다.

동시에 국내에선 항공우주 분야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약 1666억원을 들여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 113만5470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KAI 보유 총 주식 수는 1212만7000주에서 1326만2470주로 늘었으며, 지분율 역시 기존 12.44%에서 13.61%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2.70%,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1.21%였던 총 지분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은 연말까지 약 5000억원 한도 내에서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해 최대주주 지분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는 향후 KAI의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민영화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없지만,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우주산업의 흐름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민간 주도로 조금씩 이동하는 데다, KAI의 군용기·위성·우주항공 등 역량이 한화의 항공엔진·레이더·발사체 등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 대비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 행보가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업계 내에선 한화그룹 조선·방산 분야와 항공우주 분야 결합 시너지를 발생시키려는 김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강점은 조선·방산·우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라며 “올해 우주·방산의 미래 잠재 가치 확인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미 군수지원함 양산 사업자 선정 등에 따른 조선의 잠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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