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이 지났는데도 롤을 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 경쟁할 때 가장 활기차다. 그런 걸 보면 이 직업 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키움 DRX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유칼’ 손우현은 프로게이머를 꿈꾸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롤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키움 DRX는 2026 LCK 정규시즌 1·2라운드에서 5승13패로 8위를 기록하며 라이즈 그룹에 속했다. 손우현은 부진했던 시간을 숨기지 않았다. 대신 자신을 기다려준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이제는 자신이 팀을 지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거듭 강조했다.
손우현은 지난 1·2라운드를 돌아보며 “팀 경기력 자체가 들쭉날쭉했다”면서도 “중요한 장면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결국 지난 4월에는 개인 SNS를 통해 부진한 성적에 해명 아닌 해명을 하기도 했다. 다만 손우현은 “오히려 마음이 후련해졌다”고 전했다. “큰 실수 전까지는 내 실력이 있으니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큰 실수 이후에는 이것보다 못하지는 않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라운드에 접어들며 손우현은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그는 “애니로 경기를 이끌었던 농심 레드포스전부터 경기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당 경기로 키움은 2라운드 5연패를 끊어냈다. 손우현은 이날 PO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초 손우현은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미드 라이너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여전히 같은 생각”이라며 “롤에서 미드는 항상 폼이 좋아야 한다. 개인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곧 팀을 위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손우현은 인터뷰 내내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모든 선수의 컨디션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누군가 흔들릴 때는 폼이 좋은 선수가 팀을 지탱하고, 부진한 선수는 그 사이 경기력을 회복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스스로 실력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시간을 기다리며 도와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우현은 “나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폼이 좋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예전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 팀원들이 든든하게 버텨줬다. 지금은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 때”라는 진심을 전했다.
지금은 베테랑으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프로게이머의 길을 허락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티어가 높았다”면서도 “그런데 부모님은 내가 얼마나 잘 하는지, 상위 몇 퍼센트의 실력인지 체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선수로서 내 강점과 앞으로 발전 방향성을 빼곡히 적어서 설명했다”고 떠올렸다.
부모님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며 시작한 선수 생활은 어느덧 10년을 넘겼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손우현에게 경쟁의 즐거움은 여전히 강렬했다. 앞서 2026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만큼 오는 29일부터 시작할 3라운드를 준비하며 “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팀의 손발이 잘 맞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1승씩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데뷔 초 우승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 아직도 롤드컵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매 순간 동기부여가 된다”며 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손우현은 “팬분들 관심이 없으면 우리는 그냥 PC방에서 게임하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 선수로서의 보람도 팬들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