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쏟아 부을 일을 하고 싶었다” [청년 도전과 금융①]

기사승인 2022-11-14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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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제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에게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은 ‘오늘학교’를 서비스하는 아테나스랩 임효원 대표(33)는 최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직장인에서 한 회사의 대표가 된 후 업무와 일상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회사 일에 매진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이틀에 수면시간이 8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일에 몰두했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서비스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가기 위해 지금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같이 힘든 시간이 때때로 즐겁다고 밝히는 우리 사회의 한 청년이다.

“모든 걸 쏟아 부을 일을 하고 싶었다” [청년 도전과 금융①]
아테나스랩 임효원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능숙과 도전의 갈림길에서 나아가다


창업이라는 도전 앞에서면 누구나 고민에 빠진다. 실패라는 위험에 대비해 경험이나 기술, 능력을 더 쌓아 위험을 줄이고 싶어진다. 임 대표는 동일한 고민을 두고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행)’에 나설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저는 리스크 테이킹 할 수 있는 것도 자산으로 생각해요. 그런데 이 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깎여나가는 자산이라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좀 더 일찍 하는 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작게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을 초기 자본금으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초기 인력은 모두 지인들이였다. 동생과 친구, 친구의 동생 등 지인들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에 그의 사업에 도움을 줬다. 

그렇다고 그가 능력 개발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창업 이후 개발자로 변신했다. 창업 초기 서버를 직접 만들고, 클라이언트 개발도 직접 했다.  

“그 때, 그 시점에 개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가 직접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잘 알고 있어야지 나중에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죠”

혼신의 노력에도 창업 초기 사업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가 필요했고, 당시 자금 사정은 긴 한숨과 함께 “어려웠다”는 말 한 마디에 유추가 가능했다.

“런웨이(스타트업이 재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가 3개월 안팎이었던 시기가 1~2년 가까이 됐어요. 3개월 있으면 문 닫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죠. 한 2년 정도의 그 때 시기가 진짜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반복된 도전으로 나온 학생 필수앱 

“모든 걸 쏟아 부을 일을 하고 싶었다” [청년 도전과 금융①]
아테나스랩의 학교생활 플랫폼 '오늘학교'.   아테나스랩 

임효원 대표는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 끝에 어플리케이션 ‘오늘학교’를 선보였다. 오늘학교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학교생활을 주제로 나온 앱이다.

“처음부터 오늘학교가 나온 건 아니에요, 처음에는 프람피 레슨이라고 범용적인 프리랜서 연결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죠. 그런데 자본금이 그리 많지 않은데 대상 범위가 넓다보니 어려움이 있었어요” 

창업 이후 그에게 큰 고민 중 하나는 적은 마케팅 비용이었다. 그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는 전통적인 성공 비결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이에 이용자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기존 모델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꼈죠.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이미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알고 스스로 찾아오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프람피 레슨에서 프람피 아카데미를 거쳐 오늘학교가 나왔어요”

오늘학교는 코로나 시대에 필수 항목인 ‘자가진단 바로가기’를 비롯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자동 시간표・급식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자유로운 커뮤니티 기능을 보장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재생산하고, 동질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학생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9월 출시된 오늘학교는 지난해 1월 회원수 3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회원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며 같은해 9월 60만명, 올해 5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회원수 115만명을 기록중인 오늘학교는 애플 앱스토어 교육분야 1위에 오르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앞으로 오늘학교를 학생은 물론 학부모가 같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교육 분야는 학생과 학부모가 같이 활동할 때 완전한 하나의 분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은 학생이 주로 이용하지만 학부모 참여를 늘려 교육 분야의 대표 앱으로 성장시킬 계획이에요”

창업 초기 따뜻했던 온기 

“모든 걸 쏟아 부을 일을 하고 싶었다” [청년 도전과 금융①]
기업은행 마포 창공 한편에 전시된 지원 기업들이 출시한 제품들.   조계원 기자   

임 대표가 새로운 길에 도전해 성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혼자만의 노력으로 모든 걸 이뤄낸 것은 아니다. 그가 지금의 자리로 나아가기 까지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대표적인 도움이 금융권의 창업기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초기에 자금이 많이 나가는 부분이 인건비랑 임대료에요. 팀원 수가 한 10명 정도 된다고 하면 인당 저렴하게 사무실을 구한다고 해도 공용 오피스 기준으로 한 450만원 정도는 매월 필요하죠. 저희는 IBK창공 도움으로 이 부분을 아낄 수 있었죠.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경영이나 회계 같은 분야에 대한 교육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고, 투자자들하고 매칭해주는 기회도 제공해 줬죠. 투자자 매칭은 그 당시 바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는데 1~2년 지나고 만났던 분들이 인연이 돼서 도움으로 연결 됐어요”

그는 창업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작은 힌트를 줬다.

“사업 초기에 아이템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잘 설득해야 해요. 앞으로 이 사업이 성장할 수 있을 만한 서비스이고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고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죠. 그리고 그걸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해야 하죠”

아울러 그는 최근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늘자 사회의 작은 온기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과 같이 자금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잠재 투자자분들 만나보면 확실히 작년과는 분위기가 달라요. 많이 가라앉은 상태가 맞죠. 이때 정부가 열기를 지켜주는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시장의 변화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타격을 너무 심하게 받지 않도록 도와줬으면 해요”

“저는 스타트업이 고용 창출에 그래도 꽤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국가적으로 이런 부분을 봐서 조금 더 스타트업에 접근해 지원이 늘어난다면 사회적으로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기업은행 창공이란?
창업기업의 성공적인 스케일업(scale-up)을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플랫폼으로 2017년 12월 IBK창공 마포가 개소된 이후 구로·부산·대전을 포함해 총 4개의 센터가 현재 운영 중이다. 선발기업에게는 1대1 전담 멘토링, IR, 국내·외 판로개척, 데모데이, 오픈이노베이션, 사무공간 등을 종합 지원이 제공된다. 또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IBK금융그룹의 금융지원도 주어진다. 보통 12~13 대 1의 경쟁률을 통해 지원 기업이 선정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