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아닌 아들, 딸이 아닌 딸'에 대한 기대 버렸더니...

[MZ직장인을 위한 코칭이야기(10)]
존재를 인정하는 사랑의 힘..."당신이 항상 옳아요"

기사승인 2023-11-06 1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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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은-쿠키칼럼]

지난 달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전국의 전문 코치들이 모이는 큰 잔치가 열렸다. 매년 한국코치협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규모 코칭컨퍼런스이자 코칭페스티벌인 대한민국코칭컨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는데 올해로 벌써 20회를 맞았다.

‘코치와 함께하는 나, 미래의 나를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2023 코칭컨페스티벌은 올해의 코치, 올해의 코칭도서, 코칭문화 확산에 기여한 우수기관 시상과 코칭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발표 그리고 한국코치협회를 비롯한 코칭 기관과 코칭 전공 대학의 홍보부스의 참여 활동 등 그야말로 코치들의 배움과 나눔과 누림의 현장이었다.

전문코치로서 올해 처음 코칭컨페스티벌을 찾은 나는 그곳에서 묘한 흥분을 느꼈다. 배움을 위해 듣고 싶은 강의를 찾아 움직이는 코치들의 분주한 발걸음. 서로의 관심과 경험을 나누며 홍보부스를 찾아 인사하는 코치들의 들뜬 얼굴. 명실상부한 코치들을 위한 최고의 축제 현장임을 실감했다.
'아들 아닌 아들, 딸이 아닌 딸'에 대한 기대 버렸더니...
'미래의 나를 마주하다'. 아름다운 사람 관계를 추구하는 코칭 페스티벌 현장. 사진=강영은 제공

DCC단국코칭센터 대표 코치로서 단국대 협상코칭전공과 DCC단국코칭센터를 알리는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온종일 리플렛과 기념품을 나눠주고 단국대 협상코칭 전공을 소개하고 DCC단국코칭센터를 알리는 일도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축제 참여가 의미 있었던 것은 현장 강의를 통해 코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코치는 평생 학습자이어야 한다. 한국코치협회 윤리강령에도 “코치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학습합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성장을 위한 학습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나는 홍보부스에만 앉아있을 수 없었다.

코칭컨페스티벌에는 특별강연을 비롯해 비즈니스와 HR, 뉴트랜드와 커리어, 라이프와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강연과 녹화 강연이 있었다. 시간의 한계로 모든 강연을 들을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몇 개의 강의를 들었다.

그중 나의 관심을 끌었던 강연은 요즘 화제의 TV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남규홍PD의 스페셜 강연과 라이프와 청소년 세션의 자립준비청소년을 위한 ‘아름다운 작당’ 코칭 사례에 대한 발표였다.

방송 현장에서 30여 년을 보냈기에 남규홍PD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MBC에서의 마지막 업무경력이 사회공헌사업이었던 터라 자립준비청소년을 위한 코칭 사례에도 관심이 갔다.

두 개의 강연은 분야가 전혀 달랐지만, 강연을 들은 뒤에 코치로서 공통의 가치를 발견했다. 그것은 사랑과 사람이었다.

남규홍 PD는 자신의 프로그램 제작 철학을 ‘사랑을 통해 사람을 본다’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작당’의 코칭사례를 발표한 남상은 코치도 사람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전했다. 자립청소년을 코칭할 때 그 사람이 처한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보아야 성공적인 코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보는 일에는 사랑이 필수요소이다. 사랑은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남상은 코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코칭하면서 코칭은 사랑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얼마 전 한 목사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목사님은 말썽부리는 딸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기도 중 하나님이 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셨는데 자신이 사랑한 것이 딸이 아닌 딸에 대한 기대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딸에 대한 기대를 사랑했기에 딸에게 화가 나고 분노했던 자신을 보고 회개하게 된 목사님은 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딸에 대한 기대만 바라보았던 자신을 고백하며 사랑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딸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사과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노력이 필요했지만 딸에게 사과한 이후 놀랍게도 딸은 변화되었고 지금은 목사 사모가 되었다며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목사님 딸의 변화는 훈육도 충고도 아닌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이처럼 존재를 인정하는 사랑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고객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고객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코치 또한 고객을 향한 사랑의 마음 없이는 성공적인 코칭을 할 수 없다.

“고객은 항상 옳다.”

코치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것은 고객의 잠재능력을 믿고 고객을 존재로서 인정하는 사랑의 선포이다. 이 사랑의 선포를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녀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동료에게 하면 어떨까?

“당신이 항상 옳아요.”

내가 먼저 한 사랑의 선포는 분명 나에게 감사와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아들 아닌 아들, 딸이 아닌 딸'에 대한 기대 버렸더니...

◇강영은 (KPC코치⋅MBC 아나운서)
1985년 MBC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우리가족 만세'의 TV 프로그램 MC를 시작으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MC, 라디오 뉴스 앵커로 활동했고 여성 스포츠 중계캐스터로 기계체조, 리듬체조, 에어로빅, 피겨스케이팅,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을 중계했다. '건강한 아침 강영은입니다' 라디오 MC를 끝으로 1991년 방송현업을 떠나 경영부문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MBC아카데미 본부장, 기획사업부장, 문화사업부장, 문화사업센터장을 거쳤고 MBC의 사회공헌사업과 MBC꿈나무축구재단 운영업무를 마지막으로 올해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학사, 서강대학교 언론정보학 석사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이며 현재 한국코치협회의 KAC, KPC 인증코치로 단국코칭센터 대표코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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