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날에 부쳐
조동화 (조양보육대학 교수)
(중략) …나비학자 고 석주명 선생이 야외 채집을 나갔을 때 이런 말을 하였다.
“우리나라 꽃 이름에는 상스러운 것이 많아서 누구든지 좀 문학적이고 친절한 이름을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보성전문학교(고려대학교 전신)가 대학으로 될 때 보성이라는 이름을 떼어버린 것도 아마 모르긴 하지만 ‘보대’라는 어감이 나빠서 ‘고려’하고 했을 겁니다. 그러기에 나는 나의 이름을 좀 멋있게 하여 후세 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싶지 않아요…이것이 나의 신조입니다.”
사실 석 선생이 명명한 나비 이름은 ‘큰 멋쟁이’든지 ‘작은 멋쟁이’ 따위의 멋드러진 이름이 많다. 이제야 그런 이야기가 짐작되어 진다. 될 수 있으면 아름답고 친밀해질 수 있는 꽃이름이 따로 있었으면 하는 때가 많아진다.
요즘 인간의 미에 관한 표준이 좀 나아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은 모든 문학이나 미술, 무용에서 느끼는 바이다…. (출전 조선일보)
“귀를 틀어막고 싶어요. ‘그만 좀 해!’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요.”
대중 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60대 아주머니가 고개를 절레절해 흔들며 말했다. 버스 안 청소년들이 듣기 민망한 욕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써댔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중 53%가 ‘X나’ ‘X발’ 등의 욕을 습관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성적인 욕설이라는 것도 모른다고 한다. ‘매우’ ‘아주’ ‘젠장’ 정도의 부사나 감탄사를 욕으로 대신한다.
나비학자 석주명(1908~1950) 선생은 나비학자이기도 했지만 제주도 방언을 연구한 언어학자이기도 했다. 평생 나비 연구를 하던 그가 상스러운 꽃 이름이 안타까웠든지 새로운 종의 나비를 발견하고 명명할 때 아름다운 작명을 하곤 했다는 내용의 글이다.
전근대 ‘며느리밑씻개’ ‘개불알꽃’ ‘중대가리풀’ ‘소경불알풀’ ‘오랑캐꽃’ ‘아기똥풀꽃’ 등 토속의 꽃 이름 중 불편한 꽃 이름이 많았다. 잔가시 있는 풀을 밑씻개로 던져주는 시어머니 일화가 담긴 ‘며느리밑씻개’이다. 차별 학대 증오 원한 등이 꽃말에 담겼다.
우리가 쓰는 언어는 무의식의 표현이다. 언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한다. 그 절반 이상이 욕으로, 아름답지 않은 언어로 표현된다면 스스로가 ‘며느리밑씻개’가 되는 일이다.
이글을 쓴 조동화(1922~2014)는 무용평론가로 조양보육대학(경기대학교 전신) 교수였다.
한편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무렵 ‘꽃날’이라는 기념일이 있었다. 6월 8일을 세계인이 '꽃날'로 지켰다. 이날만이라도 꽃처럼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갖자는 의미로 제정됐다. 기념 배지 등을 팔아 구제기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