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부산시장 취임 이후 시정 핵심 라인을 지켜온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이 이달 말 명예퇴직을 결정하면서, 그의 향후 행보와 부산시 고위직 인선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김 부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해운대구청장 출마를 염두에 둔 조기 결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산시에 따르면 김 부시장은 지난 23일 명예퇴직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30일 공식 퇴임식을 끝으로 30여 년의 공직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김 부시장은 올해 연말 정년을 앞두고 있었지만, 예정된 일정을 수개월 앞당긴 결단이었다.
1966년생인 김 부시장은 해운대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지방고시 1회로 공직에 입문해 대부분의 경력을 부산시에서 쌓았다.
특히 2021년 박형준 시장이 보궐선거로 취임한 직후, 첫 인사에서 당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던 김 부시장을 전격 발탁해 행정자치국장으로 기용한 것은 관가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김 부시장은 도시균형발전실장, 경제부시장(현 미래혁신부시장) 등 시정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박형준의 황태자’로 불릴 만큼 존재감을 키워왔다. 내부에선 이번 명퇴가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부시장의 해운대구청장 도전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점쳐 왔다. 부산시 고위 관계자 역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시점의 명퇴는 단순한 개인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임 인선… 행정 아닌 ‘정무’ 인물로 교체되나
김 부시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공석이 된 미래혁신부시장 자리는, 단순한 ‘행정직 승계’보다는 정무 감각이 뛰어난 정치인 출신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시의 핵심 현안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 등이 이재명 정부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중앙정치권과의 협상과 정치력이 가장 핵심적인 역량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형준 시장은 과거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사하갑)을 경제부시장으로 발탁한 전례가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장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남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정무 능력과 대외 협상력을 고루 갖춘 인물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