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봄밤을 잉태하 듯 詩와 음악이 서로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을 흔들었다.
17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음악이 흐르는 시와의 산책’ 詩낭송회는 전석 무료로 열려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같은 감정의 결 위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번 행사는 시와의 산책 詩낭송협회가 주최하고 남경희 詩낭송 아카데미가 주관했으며,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행사는 류지나의 목소리로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어 박동환, 박미영, 김계옥, 김귀엽, 오경순, 이분엽, 송상옥, 박태순, 이숙녀 낭송가들이 무대에 올라, 시를 읽기보다 ‘건네듯’ 전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숨결처럼 듣는 이의 마음에 내려앉았다.
그 사이를 흐르던 음악은 또 하나의 언어였다. 바순의 낮고 깊은 울림은 밤의 공기를 더 짙게 만들었다. 대금의 맑은 숨결은 그 위에 잔잔한 파문을 그렸다. 기타와 색소폰, 전자기타가 덧입힌 선율은 시의 여운을 길게 늘이며,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감정을 부드럽게 이어줬다. 성악가들의 목소리는 공간을 가득 채우며, 詩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두드렸다.
무대 위에는 익숙한 선율과 깊은 詩들이 함께 머물렀다. ‘칠갑산’, ‘봄날은 간다’의 멜로디 위로, 나희덕의 ‘오분간’, 문병란의 ‘인연서설’, 노천명의 ‘고향’, 박경리의 ‘넋’, 천준집의 ‘늙어가는 나에게’가 차례로 흐르며, 관객들의 기억과 감정을 하나씩 불러냈다.
특히 김재진의 詩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가 박미영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던 순간, 공연장은 숨결마저 침묵이 되어 공간을 가득 채웠다 .
2부에서는 봄빛같은 詩낭송이 이어졌다. ‘햇빛이 말을 걸다’,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이 흐르는 동안, 색소폰의 ‘인연’과 ‘아모르파티’가 더해져 밤의 온도를 따듯하게 만들었다.
詩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이어진 박수는 조용한 인사였다.
남경희 詩와의 산책 시낭송협회 대표는 인사말에서 “봄은 씨앗을 심는 적정기이고, 낭송은 시의 마음을 소리로 승화한 언어의 꽃”이라며 “음악과 함께하는 詩낭송을 통해 詩의 해설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순정 詩와의 산책 시낭송협회장은 “詩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봄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12년간 詩낭송문화를 이어온 남경희 대표에게 존경을 표하며, 책임감 있게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