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5)
'멈춰 선 원전 배관 부식 잡는다'… 원자력연, 감시시편 활용 신기술 확보

'멈춰 선 원전 배관 부식 잡는다'… 원자력연, 감시시편 활용 신기술 확보

고리 원전 적용, 장기 정지 설비 맞춤형 유지관리
비파괴 방식으로 원형 손상 없이 부식 상태 확인

승인 2026-04-22 16:02:26
감시시편의 표면 및 단면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장기간 가동하지 않은 원전 설비의 부식 상태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까지 마쳤다. 

이 기술은 기존에 구분하기 어려웠던 원전 정지 후 발생한 부식을 구분할 수 있어 안전성 평가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전망이다.

원자력연은 장기 정지 원전의 2차 계통 설비가 대기 환경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부식 정도를 감시시편(Surveillance Specimen)으로 정밀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원전은 정비나 인허가 절차로 장시간 가동을 멈추는 경우 원자로 밖 2차 계통 배관은 물을 뺀 건식상태로 관리한다. 

대기에 노출된 설비에 부식이 일어나도 기존에는 설비 표면에서 시료를 직접 채취해야 해 정확한 측정이 어려웠다. 

특히 운전 중 이미 생긴 산화막과 정지 후 대기 노출로 추가 발생한 산화물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다.

원자력연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전순혁 박사팀은 원전 배관재인 탄소강(SA106 Gr.B)을 활용한 새로운 평가기술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탄소강 표면에 정상 운전 시 생기는 산화막을 산화 공정으로 인위적으로 입힌 감시 시편을 제작했다. 

이 시편을 건식 관리 중인 설비 내부에 장착하고 일정 기간 뒤 중량 증가를 측정해 부식률을 정량적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시료를 직접 채취하는 방식과 달리 설비 원형을 손상하지 않고, 원전 정지 후 발생한 대기부식만 정확히 구분해 측정한다.

또 다양한 위치에 설치한 감시 시편으로 부식 특성을 체계적으로 추적해 설비별 맞춤형 유지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한다.

연구팀은 최근 계속운전 심사를 통과한 고리 2호기와 심사가 진행 중인 고리 3호기에 이 기술을 적용해 실증을 마쳤다. 

감시시편의 대기부식 전후 비교.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번 연구성과는 원전 계속운전 인허가에 수년이 걸리면서 장기 정지 원전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설비 건전성 평가 신뢰도를 높이고 계속운전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진 원자력연 재료안전기술연구부장은 “기존 방식 한계를 극복하고 원전 2차 계통의 실제 부식 상태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 기술”이라며 “국내 원전 계속운전 추세에 맞춰 설비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원자력공학 및 설계(Nuclear Engineering and Design)’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건식관리 기간 중 감시시편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소 2차계통 SA106 Gr.B 탄소강의 대기부식 평가(Evaluation of atmospheric corrosion on SA106 Gr.B carbon steel of secondary system in nuclear power plants using surveillance specimens during dry lay-up))

(왼쪽부터)하성준 박사후연구원, 전순혁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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