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World Immunization Week)’이다. 올해 주제는 ‘모든 세대를 지키는 백신의 힘’으로, 전 생애에 걸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대수명 증가로 성인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고령층에서 질환 부담과 치명률이 높은 폐렴구균 감염 예방 전략에도 관심이 모인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백신은 지난 수십 년간 30가지 이상의 치명적인 감염병을 예방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생명을 보호해왔다. 현재도 개인을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 건강을 지키는 핵심 공중보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성인 예방접종은 고령층의 질병 부담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중장기적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질환 부담과 치명률이 높은 폐렴구균 감염 예방 전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질환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국내 성인 접종률은 소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폐렴이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균혈증이나 뇌수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에 대한 인식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고령층은 폐렴구균 질환의 발병률과 치명률이 높다. 기침이나 발열 같은 전형적인 호흡기 증상 대신 낙상, 섬망, 전신 쇠약 등 비특이적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조기 진단과 치료 시점을 놓치기 쉽다. 이 경우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폐렴구균성 뇌수막염과 같은 IPD로 진행되면 치명률은 20~50%에 이른다. 생존자 중 최대 60%는 청력 손실, 실어증, 만성 발작 등 장기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후유증은 인지 기능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의 삶의 질에 심각한 부담을 남길 수 있다.
최근엔 성인에서 IPD와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형을 반영한 맞춤형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폐렴구균 예방 전략은 소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소아의 경우 접종률이 약 97%에 달하며, 백신 포함 혈청형에 의한 폐렴구균 질환 발생이 크게 감소했다.
다만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른 혈청형이 증가하는 ‘혈청형 대치현상(serotype replacement)’이 나타나면서 비백신 혈청형이 현재 성인 폐렴구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성인의 IPD 발생률은 소아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5년 기준 국내 폐렴구균 감염의 76.9%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했고, 사망자의 약 90%가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성인 폐렴과 IPD 예방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MSD의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1) ‘캡박시브’는 성인 IPD의 주요 원인이 되는 혈청형을 반영한 백신이다. PCV21에 포함된 21가지 혈청형은 미국 성인 IPD 원인의 최대 85%(2018~2022년 50~64세 기준), 국내 19세 이상 성인 IPD 원인의 약 74%(2017~2019년 기준)를 포함하고 있다.
PCV21은 당뇨병, 심장질환, 신질환, 간질환, 폐질환 등 폐렴구균 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접종 30일 시점에 21개 모든 혈청형에 대해 면역원성을 보였고, 13개 공통 혈청형에서는 대조군(PCV15+PPSV23)과 유사한 면역반응을 나타냈다. 8개 고유 혈청형에선 더 높은 반응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PCV21 접종군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대조군보다 낮게 보고됐다.
의료계는 국내 빠른 고령화와 맞물려 성인 폐렴구균성 질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령, 기저질환, 실제 유행 혈청형 변화까지 고려한 맞춤형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선 보다 적극적인 예방 전략과 재접종 필요성도 강조된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전 백신 접종 이력과 관계없이 50세 이상 성인과 19~49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PCV21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PCV15와 PCV20 기접종자는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