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8일 (1)
재발·불응 다발골수종 치료 새 판 열리나…GSK ADC 항암제 ‘브렌랩’ 기대감

재발·불응 다발골수종 치료 새 판 열리나…GSK ADC 항암제 ‘브렌랩’ 기대감

다발골수종 치료 거듭될수록 관해 기간 짧아져
1차 치료 후 28% 24개월 내 재발
‘레날리도마이드’ 불응 환자 후속 치료서도 PFS 제한적
“독성 발생 위험 낮고 치료 효과 높여”

승인 2026-04-29 15:48:03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브렌랩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GSK 제공

재발과 불응을 반복하는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더해졌다. B세포성숙항원(BCMA)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브렌랩’(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기존 치료 이후 재발한 환자의 치료 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2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브렌랩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표준요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낮추고, 생존 혜택을 입증한 브렌랩의 국내 출시는 그동안 미충족 치료 수요가 컸던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렌랩은 성인 다발골수종 치료에 사용되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BCMA 표적 ADC 치료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22일 브렌랩을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에서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 △이전에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에서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으로 허가했다.

다발골수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관해와 재발이 반복되는 특성을 갖는다. 치료가 거듭될수록 관해 기간은 점차 짧아지고, 결국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BCMA는 다발골수종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지난 20년간 국내 발병률이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백혈병, 호지킨·비호지킨 림프종 등을 포함한 혈액암 가운데서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발골수종은 관해와 재발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관해 기간이 단축된다”며 “재발은 환자의 정서적·신체적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발골수종은 1차 치료 후에도 조기 재발 위험이 적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1차 치료 후 28%는 24개월 이내, 10%는 12개월 이내에 조기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초기 치료에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항체 등을 포함한 3제 또는 4제 병용요법이 활용되고 있지만, 상당수 환자는 결국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1차 치료에서 레날리도마이드 기반 요법이 널리 쓰이면서 첫 재발 시점부터 레날리도마이드 불응성을 보이는 환자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1차 요법으로 레날리도마이드 기반 치료가 주로 사용되면서 2차 치료 이후에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또는 포말리도마이드 기반 요법이 주로 고려된다”며 “그러나 레날리도마이드 불응 환자는 후속 치료에서도 무진행 생존기간이 제한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존 치료 옵션에 더해질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 교수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고려할 때 다발골수종 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촉진하는 BCMA는 치료 표적으로 적합하다”며 “BCMA를 표적으로 하는 여러 치료법 가운데 ADC 기전의 브렌랩 병용요법은 다양한 하위군을 포함한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을 유의하게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DREAMM-7·8’ 연구서 생존 지표 개선 확인

브렌랩의 국내 허가와 출시는 글로벌 다기관, 무작위 배정, 개방형 3상 임상시험인 ‘DREAMM-7’과 ‘DREAMM-8’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DREAMM-7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성인 다발골수종 환자 49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에선 브렌랩·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BVd)과 다라투무맙·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DVd)을 비교했다. 임상에는 레날리도마이드 투여 경험이 있거나, 해당 치료에 불응을 보인 환자,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 등 다양한 하위군이 포함됐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28.2개월 시점에서 브렌랩 병용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36.6개월로 나타났다. 대조군은 13.4개월이었다. 브렌랩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췄다.

전체 생존기간에서도 개선이 확인됐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39.4개월 시점에서 브렌랩 병용요법군은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42% 낮췄다. 두 군 모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에는 도달하지 않았으나, 사후 모델링 기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 예측치는 브렌랩 병용요법군 84개월, 대조군 51개월로 나타났다.

DREAMM-8은 이전에 레날리도마이드를 포함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뒤 재발 또는 불응을 보인 성인 다발골수종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브렌랩·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BPd)과 포말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PVd)을 비교했다. 임상 참여 환자는 모두 레날리도마이드 투여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78%는 레날리도마이드 불응성이었다. 세포유전학적 고위험군, 항CD38 항체 치료 경험 환자 및 불응 환자 등도 포함됐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21.8개월 시점에서 브렌랩 병용요법군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반면 대조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2.7개월이었다. 브렌랩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12개월 시점 무진행 생존율 추정치는 브렌랩 병용요법군 71%, 대조군 51%였다. 전체 생존기간은 추적 관찰이 진행 중이며, 12개월 시점 전체 생존율 추정치는 브렌랩 병용요법군 83%, 대조군 76%로 나타났다.

두 임상 모두에서 브렌랩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효과는 이전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관찰됐다. 세포유전학적 고위험 환자, 보르테조밉 치료 경험 환자, 레날리도마이드 불응 환자 등 다양한 하위군에서도 생존 이점이 확인됐다.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뿐 아니라 반응 지속기간(DOR), 미세잔존질환(MRD) 음성률 등 주요 평가변수에서도 브렌랩 병용요법군은 대조군 대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브렌랩 병용요법에서 보고된 주요 이상반응 중 하나는 안과 관련 이상반응이다. 임상에선 시야 흐림, 안구 건조, 안구 이물감 등이 보고됐다. 다만 대부분 정기적인 안과 모니터링과 벨란타맙 마포도틴 투여 지연, 감량 등을 통해 관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 조절 이후에도 치료 효과는 유지됐으며, 안과적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9~10% 수준이었다.

김 교수는 “브렌랩은 외래에서 단시간 주입으로 투여할 수 있어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치료 옵션”이라며 “BCMA를 표적으로 하는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 등 다른 옵션과 비교해 독성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이상반응 관리의 복잡성을 낮추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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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보건복지, 제약바이오 이슈를 쉽고 균형 있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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