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 (2)
집값은 비싸고 전세는 없다…서민 주거난 심화

집값은 비싸고 전세는 없다…서민 주거난 심화

승인 2026-05-12 06:00:03 수정 2026-05-12 08:26:05
집값은 비싸고 전세는 없다…서민 주거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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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약 4분
취재방법 공공데이터, 당사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기업자료
주제 서울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서민 주거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매물·가격 흐름은 지역과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함께 살펴야 합니다
관전포인트 전세 감소가 월세 전환과 공공임대 확대 논의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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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량.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량.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서울 전세시장에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중저가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세입자들이 원하는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규제 강화,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재계약 증가 등이 겹치며 전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6월30일 2만6991건에서 지난달 30일 1만8377건으로 31.9%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중저가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전세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중랑구였다. 중랑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6월30일 428건에서 지난달 30일 63건으로 85.3% 급감했다. 이어 관악구는 465건에서 100건으로 78.5% 줄었고 △노원구(1013건→224건, 77.9%↓) △성북구(711건→161건, 77.4%↓) △금천구(216건→58건, 73.2%↓) △구로구(442건→125건, 71.8%↓)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4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61%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45%)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전세 매물 감소 폭이 가장 큰 중랑구의 경우 현장에서는 이미 ‘매물 부족’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중랑구 주민 A씨는 “중랑구 오피스텔에 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파트 전세로 옮겨보려고 했다”며 “막상 알아보니 매물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도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중랑구의 한 공인중개사 B씨는 “전세가 줄어든 수준을 넘어 사실상 씨가 마른 상황”이라며 “전세를 찾으러 오는 손님은 많은데 소개할 물건이 없어 그냥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부족하다 보니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인테리어가 잘 된 집은 전셋값이 5000만원 가까이 오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중랑구 아파트 모습. 이유림 기자
서울 중랑구 아파트 모습. 이유림 기자

입주 감소에 전세난 심화 우려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배경으로는 공급 물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KB금융연구소가 이달 발간한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서도 “공급 물량 감소가 전세시장 불안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하반기 5만1987세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3만5452세대로 줄었고 올해는 1만6913세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상반기 8570세대, 하반기 7863세대 등 총 1만6433세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후년에는 상반기 2356세대, 하반기 7167세대 등 총 9523세대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공급 부족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가격 상승으로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전세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율은 46.8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41.72%)보다 5.13%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임대 물건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전세 매물 공급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15일 2만4369건에서 이달 8일 기준 1만6240건으로 8129건(33.3%)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월세 수요는 늘고,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5164건으로 전년 동기(1만9419건) 대비 4255건(21.9%) 감소했다.
 
반면 월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2만8000원으로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 구조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4년 42.5%, 2025년 42.6% 수준이었지만 최근 1년 새 8.2%p 급등한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늘려야
 
공급 물량을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줄어든 전세 매물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대가 거론된다. 공공임대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아 건설하거나 매입한 뒤, 무주택 서민과 사회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실제 정부도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상가·업무·숙박시설 등 비주택을 오피스텔·기숙사 등 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는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착수했다. 서울·경기 규제지역 내 역세권 등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의 공실 건물을 매입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2000호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매입 물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 중심의 임대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현재 전세·임대차 시장의 대부분은 개인 임대인이 공급하고 있는데 규제로 민간 임대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전세 수요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주거조세팀장은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공공임대주택 확대”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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