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둘러싸고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현안질의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공격 주체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정치 공세는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나무호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은 데 대해 “이미 이란 국영TV가 한국 선박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는데 맞은 사람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며 “CCTV 영상까지 확인하고도 ‘미상의 비행체’라고 하는데 외계인의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정부가 피격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공격 주체조차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설명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상임위 현안질의를 즉각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여당은 처음에는 외부 피격 여부 확인이 우선이라고 했고, 이후에는 공격 주체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를 미루고 있다”며 “사실상 책임 있는 논의를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대응 실패는 향후 소말리아 해적 등에게 한국 선박은 공격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사실상 대한민국이 공격 받은 전시 상황과 다름없는 사태”라며 “국방부는 국방위원장이 대면보고를 2회나 공식 요구했는데도 ‘보고할 것이 없다’며 남 일처럼 여기고 있다.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는데도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라 말했다.

민주당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유불리를 따져 국민 안전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며 “지금은 외교 역량을 집중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정부가 미상 비행체의 기종과 공격 주체를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사실관계가 특정되는 대로 상임위를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민의힘에 전했다”며 “19~20일쯤 회의를 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상임위 개최를 회피한다는 주장은 왜곡”이라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용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양국이 종전 협상 중인) 지금은 극도로 민감한 시기”라며 “섣부른 상임위 개최는 관계국과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과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국익에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공격 주체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정부는 현재 군과 정보당국을 중심으로 비행체 종류와 발사 주체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