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한 가운데 핵심 플랫폼 규제 공약으로 꼽혔던 온플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현 정부 들어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 입점업체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이후로 입점업체의 피해가 확산되고 플랫폼의 덩치가 커지면서 자영업자‧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지면서다. 지난해 말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로 거대 플랫폼에 대한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 거래 개선과 입점업체 보호를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정산대금 지연, 끼워팔기, 최혜대우 요구 등을 제한하는 온플법 추진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법안 논의가 진행될수록 미국 정부와 의회, 싱크탱크 등을 중심으로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디지털 비관세 장벽”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통상 이슈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은 온플법이 한미 통상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자동차·인공지능(AI) 협력 등 다른 산업 분야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부 역시 미국 측 반발을 고려해 온플법을 독점규제법과 거래공정화법으로 나눠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는 공정거래법(독점규제법) 개정을 통해 다루고, 입점업체 보호와 계약 투명성 강화 등 거래질서 관련 내용은 별도 거래공정화법 형태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온플법의 입법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도 향후 규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 전략 수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공정거래법 체계로도 규율 가능한 사안을 별도 입법으로 중복 규제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시장은 규제 논의와 별개로 플랫폼 중심 재편이 더욱 가속화됐다. 쿠팡과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중국계 이커머스까지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규제 논의보다 시장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라인 전환 흐름 속에서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와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업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유럽 역시 플랫폼 규제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플랫폼 규제는 쉽지 않은 과제”라며 “온플법 등 플랫폼 규제 방안을 정부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플랫폼의 시장 영향력 확대와 판매자 보호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를 공론화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 상당수가 글로벌 기업인 데다 카테고리도 다분화 되어 있으며, 산업 경쟁력 저해 우려도 있어 규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 정부는 당장의 규제 도입 자체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이어가며 방향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지난해 경기 부양과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한 민생회복소비쿠폰은 편의점과 동네 상권 등 생활밀착형 유통채널의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사용처가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제한되면서 침체됐던 지역 중심 소비 심리 회복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편의점 업계는 소비쿠폰 지급 이후 객수와 생필품‧식품 중심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체감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쿠폰이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소비 심리 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소비 회복 흐름은 지난해 말부터 백화점 업계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주춤했던 백화점 매출은 프리미엄 카테고리와 패션 등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백화점 매출은 21.7% 증가하며 주요 업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체험형 소비 공간 강화 전략까지 맞물리면서 백화점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다만 소비 회복이 모든 카테고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초저가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의 판매가 동시에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으로 다이소가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주요 채널로 자리잡았고, 대형마트‧편의점의 PB(자체브랜드) 상품군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물가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품목에서는 가격을 중시하는 반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소비시장에서는 정부가 물가 안정과 소비심리 회복에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지난해 지원금 정책 등을 계기로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저성장 국면에서 위축된 소비를 회복시키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