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9000선 부근에 근접하자 증시 하락에 베팅했던 ‘곱버스(인버스 2X)’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곱버스 상품 수익률이 연초 이후 80% 넘게 급락한 가운데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목표 지수를 잇달아 1만선 이상으로 높여 잡고 있다. 증시 상승세가 길어지면서 단기 조정을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국내 ETF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 인버스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들이었다. ‘KIWOOM 200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87.34%(624원→80원) 급락하며 전체 ETF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87.32%), ‘PLUS 200선물인버스2X(-87.29%)’, ‘TIGER 200선물인버스2X(-87.25%)’, ‘RISE 200선물인버스2X(-86.94%)’ 등 주요 운용사 상품들도 일제히 80% 넘게 떨어졌다.
손실이 확대되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연초 이후부터 이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약 1조6496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523억원), RISE 200선물인버스2X(47억원), KIWOOM 200선물인버스2X(38억원), PLUS 200선물인버스2X(31억원) 등 국내 상장된 5개 곱버스(2X) 상품에 총 1조7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피가 6000선과 7000선, 8000선을 차례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단기 조정에 대비하려는 헤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곱버스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진 건 국내 증시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길게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실적 상향 조정을 바탕으로 코스피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05% 상승했다. 단기간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자 시장 안팎에서는 고점 논란이 거듭됐음에도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우상향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
곱버스 특유의 상품 구조도 손실을 키웠다는 의견이다. 곱버스는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시장이 상승할 경우 손실이 확대된다. 특히 일일 수익률 변동을 기준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지수가 장기간 추세적으로 우상향할 경우 복리 효과로 인해 수익률이 기초지수 움직임보다 크게 훼손되는 ‘음의 복리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개인들이 1조6500억원 가까이 사들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 2016년 9월 1만원대에서 기준가가 형성되며 거래가 시작됐는데, 최근 증시 급등 여파로 주당 가격이 100원 아래까지 내려왔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곱버스는 단기적인 방향성 투자에 활용되는 상품으로 장기간 보유할 경우 기대했던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며 “상승장이 지속되면 계좌 가치가 빠르게 감소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실적 상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잇달아 코스피 목표 지수를 높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 상향을 반영해 하반기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기존 9250에서 1만1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추가 상향될 여지가 있다”면서 “이익 개선과 밸류에이션 확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전날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해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올렸다. 올해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결정력 강화와 높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이익 성장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버스 상품은 시장 방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며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구간에서는 투자 기간과 비중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