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8일 (1)
“반도체 성과급이 명품 샀다”…백화점업계 달구는 ‘반세권’ 소비

“반도체 성과급이 명품 샀다”…백화점업계 달구는 ‘반세권’ 소비

삼전‧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경기 남부 백화점 매출 증가…주가도 들썩
반도체 성과급 지급 시기 맞물려 럭셔리 주얼리‧고급시계 매출 뛰었다
고가 소비 이어질 것…“명품 브랜드 늘리고 VIP 혜택 강화” 수요 잡는다

승인 2026-06-06 06:00:04
백화점 명품관 내부 모습. 심하연 기자
백화점 명품관 내부 모습. 심하연 기자
반도체 호황이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클러스터가 위치한 경기 남부 지역 백화점 점포들이 소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명품과 시계·주얼리 매출이 큰 폭 늘고 주가도 뛰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이들 지역 고객을 새로운 VIP 수요층으로 보고 명품 브랜드 확대에 나서는 등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주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일 신세계는 전 거래일보다 15.82% 오른 6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7만5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14.78%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롯데쇼핑 역시 11.62%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황 개선이 명품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가 예상 밖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이어진 증시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까지 더해지며 고소득층의 럭셔리 소비 여력이 확대됐고, 백화점주도 반도체주와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이 밀집한 경기 남부 이른바 ‘반세권’에 위치한 백화점 점포들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체감하고 있다. 성과급 확대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가 명품과 프리미엄 소비를 끌어올리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용인 ‘사우스시티점’의 올해 1~5월 VIP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신규 고객 비중도 36.1% 늘었으며, 1분기 명품 매출은 53.8%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럭셔리 주얼리와 워치 카테고리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근 반도체·전자 기업의 성과급 지급 시기와 맞물려 지난해 9월 신규 입점한 반클리프앤아펠, 불가리, 티파니 등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었고, 까르띠에 시계와 오메가, 태그호이어 등 워치 카테고리도 점포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의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반도체 수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판교점의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해 현대백화점 전점 평균 증가율(32.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워치·주얼리 매출은 56.0%, 프리미엄 의류 매출은 31.5%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화성 ‘동탄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전체 점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한 가운데 동탄점 매출은 30% 늘었다. 동탄점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40%로 전점 평균(35%)을 웃돌았으며, 라이프스타일과 스포츠 부문 매출도 각각 50% 안팎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백화점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올해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13.4%, 25.6%, 14.7%, 21.7%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패션 등 고마진 상품 판매 확대 역시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짐에 따라 보고 이들 지역 고객을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소비 여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VIP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은 올해 1월 1층 루이비통 매장을 확장 리뉴얼한 데 이어 추가 명품 브랜드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며 “트렌디한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 20여 개를 새롭게 선보이고, 최상위 고객을 위한 전용 VIP 라운지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타겟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경기 남부권 점포를 중심으로 명품 구매와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올해 구매 실적이 내년 VIP 선정 기준이 되는 만큼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주요 점포의 VIP 고객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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