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0일 (6)
‘정치 테러’라더니 자작극 의혹…개혁신당, 공천 책임론 직면

‘정치 테러’라더니 자작극 의혹…개혁신당, 공천 책임론 직면

정이한 전 후보 사건에 당 지도부 사과·강경 대응 예고
후보 개인 일탈 선 긋기에도 공천·관리 책임론 불가피
전문가 “기성 정당과 차별화 내세운 만큼 더 높은 기준 필요”

승인 2026-06-19 15: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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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달 21일,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일대에서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지역 출마자들과 합동 출정식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개혁신당 부산시장 제공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달 21일,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일대에서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 지역 출마자들과 합동 출정식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개혁신당 부산시장 제공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음료 테러 자작극’ 의혹으로 개혁신당이 공천·후보 관리 책임론에 직면했다. 당 지도부는 정 전 후보 개인의 일탈로 선을 긋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9일 정치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지나가던 승용차 운전자가 던진 음료컵에 맞아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정 전 후보 측은 당시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고, 개혁신당은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정 전 후보와 음료를 던진 운전자가 사건 전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면서 자작극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선거 다음 날인 6월4일 정 전 후보 캠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정 전 후보와 해당 운전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정 전 후보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탈당했다. 현재 페이스북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한 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피습 자작극 의혹과 관련한 사과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피습 자작극 의혹과 관련한 사과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은 의혹이 알려진 뒤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개혁신당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당 역시 이번 사안의 피해 당사자로서 진상 규명이 당의 명예와 직결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후보가 “당의 단죄를 회피하기 위해 온라인 시스템으로 기습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꼼수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영구 복당 금지 방침도 예고했다.

이준석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이 공천한 후보였기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산 시민 여러분과 선의로 개혁신당을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이 공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중대한 선거 범죄”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천하람 원내대표도 사과했다. 천 원내대표는 “개혁신당 지방선거 공천에 책임이 있는 공관위원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번 사안이 공천 검증 절차의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후보가 자작극을 사전에 계획했다면 통상적인 공천 심사로 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제공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제공
후보가 의혹을 숨겼다면 공천 심사만으로 이를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이 사안을 어떻게 점검하고 대응했는지도 후보 관리 책임의 범위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그동안 ‘공정한 정치 개혁’을 앞세워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강조해 왔다. 소수 정당의 인력과 조직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더라도 더 엄격하고 투명한 후보 검증·관리 기준을 제시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정 전 후보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혁신당이 기존 정당과 다른 정치를 표방해 온 만큼 후보 공천과 관리 과정에서도 그에 걸맞은 기준을 보여줬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개혁신당은 스스로 ‘스타트업 정당’이라고 말해 왔다”며 “스타트업이라면 양보다 질,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했어야 하는데 무리하게 후보를 늘린 결과 이런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기성 정당과 차별화를 내세운 만큼 더 높은 기준으로 공천했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을 단순히 후보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에 대한 평가는 결국 개혁신당의 후속 대응에 달릴 전망이다. 정 전 후보에 대한 법적 대응만으로는 공천·후보 관리 논란을 해소하기 어렵다. 공천과 후보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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