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축제 ‘파주슈필’ 3년…성공한 지역 축제 롤모델로 자리매김 [쿠키 리뷰]

보드게임 축제 ‘파주슈필’ 3년…성공한 지역 축제 롤모델로 자리매김 [쿠키 리뷰]

코리아보드게임즈 ‘파주슈필’, 지역 축제로 자리잡은 성공 비결
방문객들 호평 릴레이…다양한 보드게임 체험에 명사 강연까지

기사승인 2025-06-03 06:00:05
2025 파주슈필 중앙 스트리트 전경. 코리아보드게임즈 제공

“2023년부터 매년 ‘파주슈필’ 행사장을 찾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성지’로 불리는 행사예요. 내년에도 또 방문할 계획입니다.”

국내 보드게임 업체 코리아보드게임즈는 매년 봄 경기도 파주시에서 보드게임을 중심으로 한 야외 축제 ‘파주슈필’을 개최해왔다. 2023년 첫 개최 당시 1만명이 방문한 이 축제는 3회차인 올해 약 2만3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3년 만에 축제를 찾은 사람이 2배 이상 늘어난 이유는 코리아보드게임즈가 매년 더 많은 방문객에게 만족스러운 축제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방문객들에게 다시 가고 싶은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코리아게임즈의 파주슈필 행사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먼저, 보드게임은 실내에서 하는 거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다. 파주슈필은 시작부터 ‘야외 보드게임 축제’로 기획됐다.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보드게임 종수만 무려 150종이 넘는다. 게임 체험 구역도 매년 확대됐다. 3회차인 올해는 무려 25개 실내·외 공간이 체험 구역으로 조성되면서 방문객들을 즐겁게 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채로운 보드게임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욱 신선한 경험이 된다.

보드게임만 있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도 장점이다. 액션 스톤을 굴리는 마블런 장르 대표 주자이자 STEM 인증 과학 교구인 ‘그래비트랙스’는 매년 파주슈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그래비트랙스 주니어’ 시리즈까지 가세해 올해 축제에서는 연령대가 낮은 어린이들도 그래비트랙스를 만들고 즐겼다. 

동물이나 곤충의 움직임을 절묘하게 구현한 로봇 완구 ‘헥스봇’ 체험장도 많은 어린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간큐브’는 3×3 큐브를 제한시간 내 완성하면 그 기록을 보존하고 라이선스를 발급해주는 스피드큐빙 라이선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큐브 애호가들이나 선수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의욕 넘치는 도전을 유도했다. ‘간큐브’와 ‘헥스봇’은 올해 행사에서 첫 선을 보였다. 파주슈필이 가족 놀이문화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며 축제다운 면모를 점점 더 굳혀가고 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2025 파주슈필 현장 대형 보드게임. 코리아보드게임즈

스피드큐빙 라이선스처럼, 체험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매년 볼륨을 더해가고 있다. 2024년 파주슈필에서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직접 디자인한 보드게임 ‘위즈스톤’ 시리즈를 알리며 현장을 방문해 큰 화제가 됐다. 올해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그룹 ‘파뿌리’가 파뿌리 테마 보드게임 2종을 소개하며 팬미팅을 겸한 콘서트를 진행했다. 

파주슈필 신작 ‘김밥 요리사’를 디자인한 고태윤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보드게임 개발 이야기, 보드게임 업계 전문가가 들려주는 보드게임 지식 백과, 3×3 큐브 맞추기 초보자 강의 등 강연류 프로그램도 늘어나 방청객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했다.

일반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라가는 크기의 작은 보드게임과는 달리 거대하게 만들어져 서서 즐기는 이색적인 대형 보드게임 체험도 매년 준비됐다. 올해는 보드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카탄’을 100명이 동시에 즐기는 매우 독특한 이벤트도 열렸다.

해외 보드게임 퍼블리싱이 주력이던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최근 들어 국내 보드게임 작가 양성 및 보드게임 개발에 점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커피 러시’ 성공을 발판으로 올해도 ‘김밥 요리사’, ‘도그파이트: 1917’ 등 국내 작가 신작을 소개하는 데 힘썼다. 아울러 올해 파주슈필에서는 이러한 개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전시도 처음으로 기획했다. 단순 보드게임 반복 체험의 단조로운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시, 강의, 체험 등 폭넓은 경험이 제공되면서 방문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2025 파주슈필 행사장에 마련된 무신사 부스. 코리아보드게임즈 제공

지역과 상생하는 파주슈필

올해 파주슈필에서는 외부 업체 부스도 등장했다. 노리터 보드게임카페, 더홀릭 보드게임카페, 히어로 보드게임카페 등 유명 보드게임카페 프랜차이즈에서 올해 처음으로 파주슈필에 참가해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브랜드를 적극 알렸다. 아울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는 올해 파주슈필 신작인 ‘냥벽한 공간’과 ‘김밥 요리사’로 티셔츠를 제작해 현장에서 판매하는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러한 외부 업체와 결합은 파주슈필의 대외적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방문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000명 가운데 88%가 배우자 및 자녀와 동반했다고 답변했다. 파주슈필이 온 가족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다. 취미 문화의 한 가지로 인식된 보드게임 중심 축제로 2만명이 넘는 모객에 성공한 만큼, 파주에서 꼭 가봐야 할 지역 축제로도 거듭나고 있다.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방문객을 대상으로 코리아보드게임즈가 또 어떤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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