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1일 (4)
눈 아프게 번쩍이는 서울 곳곳 전광판에…市, 전국 최초 밝기 기준 마련

눈 아프게 번쩍이는 서울 곳곳 전광판에…市, 전국 최초 밝기 기준 마련

승인 2026-03-31 09:51:28
지난 1~3월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앞에서 야간 밝기 실측을 진행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코엑스에 이어 광화문광장·명동 등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서울 시내 대형 LED 전광판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전광판 밝기를 기존보다 낮춘 권고 기준을 내놨다. 과도한 밝기로 인한 시각적 피로와 불편 민원 등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전국 최초로 면적·시간대별 밝기 기준을 제시하는 ‘옥외 전광판 주야간 빛 밝기 권고 기준’을 수립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마련된 전광판 주간 밝기 기준은 7000cd/㎡(㎡당 칸델라) 이하다. 시 관계자는 “광고 효과는 유지하되 시각적 피로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기준의 객관성·현장 적용성 확보를 목표로 지난 1~3월 관내 주요 전광판 52곳에 대한 주야간 밝기 실측 조사를 진행했다. 시에 따르면, 주간 밝기는 1448~1만4000cd/㎡까지 큰 편차를 보였으며 중간값은 약 7058cd/㎡였다. 또 야간 시간대 밝기는 100~1500cd/㎡ 수준으로 중간값은 약 400cd/㎡였다.

시는 실측값과 해외 사례를 검토해 주간 기준을 설정했으며, 야간의 경우 표시 면적 225㎡ 이하인 ‘중형’과 이를 초과하는 ‘대형’으로 구분해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형은 해가 지고 60분 이후부터 자정까지 500cd/㎡ 이하, 자정 이후는 400cd/㎡ 이하로 권고한다. 대형은 각각 400cd/㎡ 이하, 350cd/㎡ 이하로 설정했다.

이는 현행법(1500cd/㎡ 이하) 대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조정한 수치다. 시 관계자는 “시민 눈부심과 야간 운전 안전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서 주간 밝기 실측을 진행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아울러 콘텐츠 운영 기준도 보완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시각적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다. 시는 정지 화면 구성 시 눈에 피로를 주는 고명도 백색을 최소화하고 저명도 기반으로 설계하도록 권고했다. 화면을 전환할 때는 급격한 명암 변화 대신 점진적 전환 방식을 적용하게 했다. 또 반복 점멸이나 과도한 섬광 등 시각 피로를 유발하는 요소는 최소화하도록 했다.

시는 이번 밝기 기준 마련을 통해 약 15% 수준의 에너지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전광판 52곳 실측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간 전광판 상위 평균 밝기(약1만cd/㎡)를 7000cd/㎡ 이하로 낮추면 밝기가 약 30% 감소하며 15%의 전력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시는 실효성 확보를 위해 휘도를 자동 조절하는 ‘자동휘도조절장치’ 확산도 유도할 방침이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내 전광판을 대상으로 조광 센서 기반 자동휘도조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권고 기준의 적용 대상은 30㎡ 이상의 모든 전광판이며 다음달 1일부터 가동한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이번 기준은 전광판 밝기에 대한 일괄적 규제가 아니라 필요 이상의 밝기를 조정, 광고 가독성과 시민 시각적 피로감을 고려하고 에너지 효율까지 높일 수 있는 합리적 개선”이라고 말했다.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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