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정부가 관련 지원금 지급 결정을 내린 가운데, 서울 자치구 또한 구민 대상 기름값 할인 등 핀셋형 민생 지원에 나섰다. 치솟는 유가로 커진 서민 부담을 지자체 차원에서 덜어 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계획에 따르면, 소득 하위 국민 70%에게 최대 60만원이 차등 지급된다. 오는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321만명을 대상으로 1차 지원금(45만~60만원)을 우선 지급하며, 취약 계층을 제외한 70% 국민은 다음달 18일부터 2차 지원금(10만~25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약 3256만명에 달한다.
피해 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충전과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형태로 수령 가능하다. 식당·학원·주유소 등 연 매출액이 30억원 이하인 소상공인 매장에서 쓸 수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과 유흥업종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이번 지원금에 들어가는 총예산은 △국비 4조8000억원 △지방비 1조3000억원 등으로 총 6조1000억원 규모다.
이번 계획은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서민층의 부담을 완화할 목적으로 마련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역시 정부의 지원 기조에 맞춰 구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 체계를 미리 구성하는 등 관련 사업 대비는 물론, 전기차 구매 비용 할인과 같이 구비를 투입하는 별도의 지원 방식을 내놓는 중이다.
우선 중구는 지난 10일부터 관내에 위치한 주유소 2곳에서 구민 대상 주유 할인 혜택(리터당 100~350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지원은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이어지며, 참여 주유소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지난 7일 신당동·서남 주유소와 협약을 체결했다”며 “고유가로 인한 주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역사회가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구민과 관내 개인 사업자·법인에 전기차·이륜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국·시비 보조금에 구비 1억5000만원을 더해 운영된다. 지원 규모는 160대로, 영업용 전기차에 대해서는 100만원의 정액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 이륜차는 차종에 따라 차등 지원하며 배달용으로 쓸 경우 10만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예산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며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춰 보급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계획한 자치구도 있다. 동대문구는 중동발 경제 불안에 따라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업체들을 대상으로 417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여기에는 △시중은행 협력 자금을 통한 융자 지원(50억원) △특별 보증 확대(337억원) △중소기업 육성 기금 투입(3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구 관계자는 “금리·원자재·물가가 한꺼번에 흔들릴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골목의 작은 가게와 중소업체라는 판단으로 대책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비상경제대책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해 ‘고유가피해지원반’을 신설했다. 이 TF는 고유가피해지원반을 비롯해 비상경제총괄반·에너지대책반·민생안정지원반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비상경제총괄반은 재정 투입을 검토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민생안전지원반은 지역 물가 모니터링과 소상공인 지원, 취약계층 보호, 지방세 지원 등을 담당한다. 고유가피해지원반은 정부 사업에 선제적을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유가 대응 지원이 선심성 ‘현금 살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국민의힘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고유가 피해 지원금은) 코로나 시기 재난 지원금의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원책을 두고 “중앙정부나 자치구로서는 고유가 장기화에 따라 생계 부담이 가중된 상황 속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창범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지원은 사실상 배고픈 이에게 빵 주는 격이나 다름없다”며 “사업 취지 자체는 기름값 상승 등 관련 민원 폭증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심성 행정은 맞지만 고유가로 민생이 어려워진 만큼 ‘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