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시설 관련 발언 논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를 ‘안보 참사’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장동혁 대표는 8박10일간의 방미 성과를 앞세워 이재명 정부의 외교·대북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정부와 대비되는 ‘대안적 외교 채널’을 부각하며 수권 능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발언을 ‘정동영 리스크’로 규정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벌써 일주일이나 우리 측에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동영 리스크가 초래한 역대급 외교 안보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북한의 두 국가론 동조 발언 이래 누적된 리스크의 현실화이자 예고된 참사”라며 정 장관에 대한 경질을 촉구했다.
당내에서도 정 장관 책임론이 쏟아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 장관의 경솔한 언동이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실언을 넘어 국가 안보 리스크로 확산된 만큼, 이 대통령은 즉각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정 장관이 우리의 ‘눈과 귀’를 스스로 잘라내는 초유의 안보 자해 사태를 초래했다”며 “이는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기밀 폭로이자 동맹 파괴 행위”라고 일갈했다.
나아가 8박10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장 대표는 이번 사태를 ‘한미 동맹 위기’로 확대 해석하며 정부를 직격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것을 막을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 장관의 무책임한 언동과 침묵으로 이에 동조하고 있는 이 대통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많은 미측 인사들이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 동맹에 대한 모호한 입장에 우려를 표했다”며 “야당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다른 길을 고집하면 사실상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익 수호를 기준으로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의 틀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가 이번 방미를 계기로 한미동맹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북 정보 제공 일부 중단 결정을 계기로 정부의 안보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한미동맹 신뢰 문제로 확장시키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수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에도 ‘국익 훼손’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다.
장 대표가 이날 방미 성과를 발표하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의 핫라인 구축’을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정부 외교와 차별화된 미측과의 접촉면을 강조함으로써 ‘대안 세력’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풀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외교·안보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향후 선거 구도를 ‘안보 대결’ 구도로 끌고 가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평가다. 장 대표 역시 “이재명 정부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외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라도 나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 역시 지방선거의 일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위치와 관련해 기존에 알려진 영변과 강선 외에 평안북도 구성 지역을 추가로 언급했다. 당초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영변과 강선 두 곳이었다. 미국 측은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 외교·안보 당국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자 정 장관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정책을 설명한 것”이라며 “북한 구성 지역의 핵개발 의혹은 2016년 미국 ISIS 보고서와 국내 KBS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해 CSIS 보고서까지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관련 정보를 별도 보고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유출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번 논란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