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식품주들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불닭 신화로 황제주에 안착했던 삼양식품을 제치고 오리온이 수익률 상위권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리온의 풍부한 배당 재원을 바탕으로 한 고배당 기조가 주가 상승 동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식료품과 유통 등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는 지난해말 1454.17에서 이날 종가 기준 1850.32로 27.24% 뛰었다.
KRX 300 필수소비재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식품 관련 종목들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해말 10만5700원에서 이달 29일 14만6000원으로 38.13% 급등해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는 다른 식품주들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불닭 신화로 사상 첫 황제주(주당 100만원선)에 도달한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123만1000원에서 131만4000원으로 6.74% 올랐다. 식품주 시가총액 상위권인 CJ제일제당은 20만8000원에서 24만3500원으로 17.07% 상승했다. 다른 주요 식품주인 농심(-10.98%), 동서(-1.12%) 등은 오히려 하락했다.
오리온의 주가 상승세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의 여파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 1분기 연결기준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349억원, 1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27.7% 상승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호실적에 해당한다. 국가별 순매출액은 한국(2834억원), 중국(4097억원), 베트남(1513억원), 러시아(90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확정 공시는 내달 15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중국 부문은 예상치를 상회한 탑라인을 시현했다. 춘절 기간(전년 11월~2월)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이후에도 간식 및 온라인 채널에서의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베트남은 종합선물세트 판매 호조와 쌀과자 카테고리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1월 비우호적인 기상 상황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두 자릿수 출고 성장을 유지 중이다”고 분석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내 증권가는 오리온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6687억원, 64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09%, 16.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약 3개월 전 추정치인 매출액 3조5826억원, 영업이익 6240억원보다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견인할 것으로 진단된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오리온의 올해 중국 부문 매출액이 1조4000억원을 상회해 역사적 수준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고성장 중인 간식 및 온라인 채널에서의 보폭 확대와 간식 채널 점포 수 확장에 따른 매출 증가세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심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정상화와 내수 부양책이 맞물리면서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생산능력(CAPA) 확대도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된다. 오리온은 46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 8월 가동을 목표로 진천 통합센터 내 제과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울러 수지 물류센터도 진천으로 이전해 생산-포장-물류를 통합해 비용 효율화와 해외 수출 물량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올해 베트남 하노이에 물류센터와 포장 공장을 건설해 수출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러시아에서는 2400억원 투자로 트베리 공장을 증축해 부족한 파이 생산여력 제고와 스낵 등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주주환원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3월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주주환원 실행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오리온은 배당성향 20% 수준을 웃도는 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방침이다. 오리온의 배당성향은 지난 2023년 13.1%에서 지난해 36.2%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기준 이익배당금액은 1383억5075만원으로 직전 년도 대비 40% 증가했다. 오리온은 내년부터 향후 3개년 배당성향 상향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그동안 안정적인 현금흐름 대비 낮은 주주환원이 아쉬웠다”면서도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한 배당성향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주당 배당금 우상향을 통해 주주환원 매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