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불순물을 넣는 도핑 공정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 제어하는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은 반도체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공정 적용이 가능해져 차세대 유기 전자소자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장재영 교수팀이 용매를 이용해 루이스 페어 도펀트(Lewis-Paired Dopant) 반응성을 제어해 유기 반도체 성능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공정 전략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도핑은 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해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는 공정으로, 유기 반도체 소자 성능 최적화에 필수다.
특히 전자쌍을 잘 받아들이는 루이스 산과 전자쌍을 잘 주는 루이스 염기가 결합한 루이스 페어 도펀트는 강한 도핑 세기와 우수한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유망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반응성이 너무 강해 도핑 수준을 미세하게 조절하기 어렵고 공정 과정에서 반도체 박막이 손상되는 등 정밀 제어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용매 극성에 따라 루이스 페어 도펀트 형성 원리가 달라지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분석 결과 극성이 높은 용매에서는 루이스 산이 용매와 결합해 활성 도펀트 생성이 억제되지만, 적절한 극성 용매에서는 이 결합이 해리되며 도핑 반응성이 최적화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화합물이 이온이나 원자 등으로 나뉘는 해리 과정이 도핑 반응성을 결정하는 핵심 고리임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략을 에틸아세테이트 용매에 적용한 결과 기존에 널리 쓰이던 염화철 도핑보다 열전소재 전기적 출력 성능 지표인 전력인자가 2배 이상 향상됐다.
특히 단순히 도핑량을 늘린 결과가 아닌, 용매 제어를 통해 반도체 내부 분자 배열을 정교하게 유지하고 전하 이동통로를 효율적으로 형성했기 때문임을 이론 계산과 분광 분석으로 증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80℃ 환경에서 저항 변화가 기존 방식보다 100배 이상 억제되는 등 탁월한 열적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는 도펀트 분자가 특정 위치에 갇히지 않고 넓게 퍼져 이동하기 쉬워지는 폴라론 비편재화 길이가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도펀트 자체 설계에만 집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정 용매와 반응 메커니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열전소자뿐 아니라 유기 트랜지스터, 광전자 소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장 교수는 “도핑 세기와 안정성,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해결책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저온 용액 공정 기반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과 결합해 고성능 저비용 전자소자 구현에 중요한 기반 기술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양대 김상범 박사와 조지아공대 서의현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 3월 2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논문명 : Solvent-Mediated Reactivity Control of Lewis-Paired Dopants as a Versatile Strategy for Tunable and Stable Doping of Organic Semiconducto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