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동시에 완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김형준 박사팀은 경희대 이봄비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두피 전침 자극이 삼차신경을 활성화하고 뇌 염증을 억제해 행동 증상을 개선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PTSD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뇌 면역계가 활성화되고 염증 반응이 증가하면서 우울과 불안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편도체, 해마, 전전두엽 등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회로가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정수리의 백회혈과 이마의 인당혈에 전침을 적용해 삼차신경 경로가 실제로 활성화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삼차신경절 주변 혈관이 확장되고 관련 뇌 영역에서 신경 활성 지표 ‘c-Fos’ 발현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런 자극은 삼차신경핵과 청반핵뿐 아니라 편도체와 내후각피질까지 확산되고, 뇌 전반의 신경 회로를 동시에 활성화시켰다.
아울러 행동 분석에서도 PTSD 동물 모델에서 나타나는 무기력 행동과 불안 행동이 감소하고, 탐색 행동과 당 섭취량은 증가해 우울과 불안이 동시에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변화의 핵심 원인으로 ‘신경염증 억제’를 지목했다.
전침 자극 이후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β, IL-6, TNF-α 수치가 감소했고,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는 COX-2 발현도 낮아졌다.
아울러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과도한 활성도 억제됐다.
특히 연구팀은 염증 반응의 핵심 조절 인자 ‘P2X7’ 수용체 발현이 감소한 것에 주목했다.
이 수용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전침이 이를 억제하면서 염증 반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신경 전달 체계 변화도 함께 확인했다.
PTSD 상태에서 청반핵-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이 불균형을 보이던 것을 전침 자극으로 관련 수용체 발현을 조절해 신경 전달 균형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뇌 신경 성장과 회복에 관여하는 BDNF와 CREB 발현이 증가해 손상된 신경 회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삼차신경 경로를 통해 뇌 염증을 조절하고 감정 행동을 개선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설명한 것”이라며 “비약물 기반으로 PTSD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15일 국제학술지 ‘Animal Models and Experimental Medicine(IF 3.4)’에 게재됐다.
(논문명: Scalp electroacupuncture targeting trigeminal nerve activation alleviates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induced depression and neuroinflammation in m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