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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공급 확대 속도 붙나…정부와 이견 조율이 변수

오세훈표 공급 확대 속도 붙나…정부와 이견 조율이 변수

승인 2026-06-05 06:00:04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하면서 서울시의 민간 주도 공급 정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러나 공공 주도 공급을 강조해 온 정부와 정책 방향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주택 공급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원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번 승리로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5번째 당선 기록을 세우게 됐다. 오 시장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를 비롯해 용산·강동·영등포·동작구 등 한강벨트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며 총 10개 자치구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반면 나머지 15개 자치구에서는 정 후보가 우위를 점했다.

오 시장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에서만 승리하고도 전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부동산 정책’이 꼽힌다. 특히 한강벨트와 강남권 등 개발 이슈와 주택 정책에 민감한 지역 유권자들이 오 시장의 공급 확대 정책에 호응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3년 내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 8만5000가구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비사업 추진 과정의 각종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오 시장은 추진위원회 구성을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는 ‘쾌속통합’ 제도를 도입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총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더불어 강북·서남권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환승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적용하는 ‘도심복합개발 특례’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강남권에 비해 사업성이 낮다고 평가받아 온 강북 지역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오 시장의 재선이 서울시 부동산 정책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경우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비사업 등 기존에 추진해 온 정책들이 지속성을 갖게 됐다”며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보다 일관된 정책 집행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만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주택 공급 방식과 공급 규모를 둘러싸고 정부와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오 시장은 민간 중심의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공공 주도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공급 방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시행하는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간 매각 예정이던 공공주택 용지의 매각을 중단하고, 지구계획 변경 등을 거쳐 LH가 사업을 직접 추진하게 된다.

양측의 이견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서도 드러났다. 정부는 이 지역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서울시는 기존 계획인 6000가구에서 2000가구를 늘린 8000가구 수준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공급 물량이 1만 가구까지 확대될 경우 교통·생활 기반시설 등 인프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어 공급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의 견해차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서울시와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서울시는 행정 집행기관인 만큼 독자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서울 집값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시와 정부가 공급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 후보의 패배만 보더라도 시장은 민간 중심의 공급 확대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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