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3)
12·3 계엄 ‘당사 집결’ 공방, 보수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나

12·3 계엄 ‘당사 집결’ 공방, 보수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나

안철수·한동훈 ‘당사 집결’ 놓고 정면충돌
장동혁 측·이준석 가세하며 보수권 공방 확산
安 행보 두고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 겨냥” 해석

승인 2026-07-13 17: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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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처음 당사 집결을 알린 사람이 누구인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보수 진영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법정 증언을 놓고 정면충돌한 데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측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공방에 가세했다.
 
당장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지만, 계엄 이후 보수 진영의 정통성과 향후 국민의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일찍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발단은 지난 8일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이었다. 안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은 한동훈 당시 대표로 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안 의원은 계엄 당일 추 시장 명의의 의원총회 소집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았으며, 자정 무렵 국회에 도착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진입하지 못해 당사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불참에 대해서도 “경찰이 방해했지, 당에서 어떤 방해를 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 의원은 이튿날인 9일 “시간의 선후관계를 왜곡한 허위 주장”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 의원 측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께 국회가 봉쇄되자 일시적으로 당사로 이동했으며, 이후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의 본회의장 집결을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저는 사실만을 말했다”며 한 당시 대표가 추 당시 원내대표보다 먼저 의원들에게 당사 집결을 알렸다고 재반박했다. 한 의원도 “거짓 선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양측의 진실공방은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로 확대됐다. 안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며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 반응도 엇갈렸다. 장 대표가 임명한 주현철 외신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가 장 대표를 도와 한동훈의 비열한 공작 정치로부터 당과 나라를 구할 위대한 승부수를 던진다”고 적었다.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주현철 외신대변인이 시켜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냐”고 맞받았다.
 
장 대표는 그동안 한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지난 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한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한동훈은 해당 행위가 아니라 범죄 행위로 제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의 최근 행보가 장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장동혁 체제가 흔들릴 경우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을 흡수해 당내 입지를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안 의원이 “비당권파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핵심 코어층에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13일에는 이 대표도 공방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는 대한민국의 상처로 남은 계엄을 자신의 정치적 분칠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한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을 “중요한 증언”이라고 평가하며 “법정에서 선서하고 한 증언의 무게는 페이스북에서의 반박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충돌이 실제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다른 의원들의 후속 동조가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정치적 세 규합이라기보다 개인 간 감정적 충돌에 가깝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안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차지할 수 있었던 정치적 공간과 위치를 한 의원에게 빼앗겼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결국 하루 이틀짜리 이슈로 소비되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당대회 국면이 아닌 데다 각 인사의 이해관계도 서로 달라 향후 파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계엄 당시 상황을 둘러싼 안 의원과 한 의원의 진실공방에 장 대표 측과 이 대표가 가세하면서 논쟁은 개인 간 충돌을 넘어 보수 진영의 정통성과 주도권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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