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3)
‘없애긴 어렵고, 두자니 불안하고’…단일종목 레버리지 딜레마

‘없애긴 어렵고, 두자니 불안하고’…단일종목 레버리지 딜레마

증권사 CEO 공동결의에도 ‘교육 강화·예탁금 상향’ 대책뿐
업계 “결국 현실적인 보완책 찾을 수밖에”

승인 2026-07-14 17: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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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전경. 임성영 기자
서울 여의도 전경. 임성영 기자

“없애긴 어렵고, 두자니 불안하고.”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둘러싼 증권업계의 고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은 투자자 교육 강화와 기본예탁금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상장폐지나 거래 제한 같은 근본 대책은 꺼내지 못했다. 상품의 부작용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시장에 안착한 상품을 되돌리기 어려운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14일 10개 증권사 사장단은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공동 추진 결의서’ 채택을 추진했다. 결의서에는 △투자자 교육 내실화 △과도한 광고·이벤트성 마케팅 자제 △유동성공급자(LP) 역할 강화 △리밸런싱·헤지거래 시 거래시기 분산 △기본예탁금 상향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이 담겼다. 다만, 증권사 간 의견 합의를 보지 못해 최종 결의서 채택은 추후로 미뤄졌다.

이날 논의된 대부분의 내용은 최근 금융당국과 업계 안팎에서 이미 거론돼 온 방안들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새로운 대책보다는 투자 문턱을 높이고 시장 충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당국 역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관련해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명확한 답을 내놓기 쉽지 않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날 “F4에서 관련 대책을 함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부작용 자체는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이미 상장된 상품을 폐지하거나 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 장중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을 지목했다.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한 기초자산 매도가 다시 주가 하락을 부르고, 이 과정에서 추가 매도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기관 순매도의 상당 부분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번 조정은 반도체 업황 악화보다 유동성에 따른 포지션 청산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이미 낳은 자식인데 어떻게 하겠나. 어떻게든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교육을 강화하고 투자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이 업계로 넘어온 셈”이라며 “상품을 없앨 수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만큼 현실적인 보완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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