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신 대전이 신설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마저 타 지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과학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진흥원 입지를 둘러싼 지자체 간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경남 사천과 전남 고흥은 이번 지방선거를 맞아 진흥원 유치를 위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며 세 결집에 나섰다.
반면 대전 정치권은 진흥원 유치 전략 제시는 고사하고 언급조차 없는 상태다.
진흥원은 내부 행정 부담이 한계에 달한 우주항공청이 우주항공 관련 연구관리, 기술이전, 사업화, 창업지원 업무를 전담할 기관으로, 제4차 국가우주위원회에서 확정된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포함돼 설립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관련 연구과제 관리와 업무 협의를 위해 전국에서 연구자와 기업 및 학계 관계자의 방문이 활발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사천에 자리잡은 우주항공청으로 인해 비효율성을 겪고 있는 과학계와 산업계는 진흥원마저 이곳에 설립될 경우 행정 부담과 시간낭비가 더욱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 기업 관계자는 "수도권과 대전 등 기존 거점에서 사천까지 이동할 때 왕복 이동시간으로만 일과시간 대부분을 낭비한다"며 "이로 인해 연구일정 지연과 업무 부담 증가 등 엄청난 불편과 비효율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B기관 연구원은 "진흥원이 관련 연구과제 관리와 기업지원, 행정 협의가 주요 업무인 만큼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입지할 경우 우주항공청과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며 국가 차원의 시간 비용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사천과 고흥이 내세우는 유치 논리는 연구행정 중심인 진흥원의 기능과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사천과 고흥이 각각 항공·방산 산업과 발사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연구관리 중심 기관인 진흥원의 기능과는 결이 다르다 것.
위성체와 발사체, 지상국 등 우주기술 전 분야의 연구기관과 기업이 고루 분포한 대전과 달리 특정 분야에 치우친 사천이나 고흥에 들어서는 것이 국가 우주산업 육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C 출연연 관계자는 "관련 산업시설이나 발사대가 있는 곳에 연구행정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진흥원은 생산·운용 시설이 아니라 사람과 정보가 오가는 허브 조직으로, 이 기능을 수행하기 적합한 곳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우주항공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이 밀집하고 고속철도와 도로가 교차해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은 대전에 진흥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세다.
진흥원은 인력 150명 내외 규모가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부지 조성 없이 대덕특구 인접 유휴 건물이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지를 활용하면 즉시 운영할 수 있는 편리성과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모 기관 관계자는 “진흥원은 국가 우주산업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조직인 만큼 입지는 정치적 고려가 아닌 기능과 접근성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연구기관과 기업이 집적한 대전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타 지역이 진흥원 유치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대전의 정치, 행정, 산업, 연구계가 힘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또다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지역 역량을 결집해 유치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