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지방선거가 불과 40일이 남지 않았다.
늘 그렇듯이 선거철이 다가오면 지역은 조금 다른 표정을 짓는다. 거리에는 현수막이 걸리고, 누군가는 마이크를 들고 공약을 말하며, 누군가는 그 약속을 믿을지 고민한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한 사람을 선택한다.
그 사람이 우리 지역의 방향을 정하고, 예산을 쓰고,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그 과정은 늘 완벽하지 않다. 실망도 있고, 후회도 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스친다. 만약 지자체장이 사람이 아니라 휴머노이드라면 어떨까? 더 공정해지고, 더 효율적인 도시가 만들어질까.
AI가 행정을 맡는다면 분명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예산 배분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어느 지역에 복지 수요가 많은지, 어디에 교통 문제가 심각한지, 어떤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AI는 감정이나 이해관계보다 수치를 먼저 본다. 그래서 낭비를 줄이고,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데 강할 수 있다. 민원 처리도 훨씬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불필요한 절차가 줄어들고, 답변은 즉각적으로 돌아온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효율적인 행정”라고 부른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행정인 AI의 가장 큰 장점은 편향이 없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을 더 챙기거나, 특정 집단의 눈치를 보는 일이 없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AI 행정을 더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공정함 속에는 다른 결핍이 생긴다. 사람의 삶은 항상 같은 기준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지원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충분하고, 누군가에게는 부족하다. 인간의 행정은 때로 불완전하지만 그 틈에서 조정과 배려가 이루어진다. AI는 공평할 수는 있어도 그 공평함이 항상 따뜻하지는 않다.
지역발전은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이 쌓여 있다. 어느 골목은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 남아 있고, 어느 공원은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의 장소다.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이터가 있어도 그 공간을 없애는 결정은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AI는 “이 지역을 재개발하는 것이 최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정이 누군가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숫자로 다 담아내지 못한다.
AI가 지자체장이 된다면 가장 큰 질문은 이것이다. 결정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는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그 결과를 느끼지는 않는다. 정책이 실패했을 때 누군가는 그 이유를 묻고, 누군가는 사과를 요구한다.
사람인 지도자는 그 자리에 서서 설명하고, 책임지고, 때로는 물러난다. 하지만 AI는 사과하지 않는다. 후회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에게 책임을 묻게 될까. AI를 만든 사람일까, 그 AI를 선택한 사회일까.
선거는 비효율적인 제도처럼 보일 때가 많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갈등이 생기고, 때로는 실망스러운 결과도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가 선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그 과정 자체가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단순히 결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얻는다. AI가 지자체장이 된다면 이 과정은 사라질 수 있다. 결정은 더 빠르고 정확해질 수 있지만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선택하는 경험은 줄어든다. 기술적으로 보면 AI가 행정 일부를 맡는 것은 이미 시작된 일이다. 데이터 분석, 정책 시뮬레이션, 민원 응답, 교통 관리. AI는 점점 더 도시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완전한 대체는 아니더라도 “AI 보좌 지자체장” 같은 형태는 충분히 현실적인 미래다. AI가 판단을 돕고,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 이 방식은 효율과 인간다움을 어느 정도 함께 지킬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른다.
결국 지역사회를 책임질 선택은 우리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더 빠르고 정확한 도시를 원하는가, 아니면 조금 느리지만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는 도시를 원하는가. 완벽하게 운영되는 도시와 때로 흔들리지만 사람이 중심에 있는 도시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다. 휴머노이드가 지자체장이 되는 미래는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기술은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를 운영하는 일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의 삶, 기억, 관계가 얽혀 있다. AI는 도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도시를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다.
아마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AI가 지자체장이 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 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