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9일 (6)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AI가 협상한다면 전쟁은 더 빨리 끝날까!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AI가 협상한다면 전쟁은 더 빨리 끝날까!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승인 2026-04-22 08:43:40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전쟁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바로 협상이다. 1차 협상의 파국에 2차 협상의 합의는 기다리다 지친다.

총성이 멈추는 순간보다 그 이후의 대화가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그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일 것이다. 회의는 결렬되고, 입장은 반복되고, 합의는 가까워졌다가도 다시 멀어진다. 기대가 생겼다가, 곧바로 결렬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상상으로 이어진다.

만약 AI가 이런 협상을 대신한다면,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끝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그렇다’ 이다. AI는 감정이 없다. 자존심도 없고, 과거의 상처를 붙잡고 있지도 않다. 오직 조건과 결과를 놓고 판단한다. 어떤 제안이 들어오면 즉시 계산한다. 손익을 따지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펼쳐 보고, 가장 효율적인 합의를 찾아낸다. 인간 협상가들이 며칠, 몇 주를 고민할 문제를 AI는 몇 초 만에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협상은 훨씬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은 전쟁이 조기에 멈출 수도 있다. 

협상이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사실 논리가 아니라 감정이다. “우리가 더 양보할 수는 없다.” “그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건 국가의 문제다.” 이 문장들 속에는 계산되지 않는 요소들이 들어 있다. AI는 이런 요소를 제거한다.

누가 먼저 양보했는지, 누가 더 모욕을 느꼈는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판단의 핵심이 아니다. 오직 “지금 무엇이 최선인가”만 남는다. 그래서 AI 협상은 분명 더 깔끔하고, 더 빠르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협상이 원래 빠르게 끝나는 것이 목표였다면 왜 인간은 이토록 오래 대화를 이어왔을까.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협상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다. 두 개의 계산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기억과 역사가 마주하는 자리다. 과거의 갈등, 쌓여 온 불신, 서로에 대한 두려움. 이 모든 것이 협상의 테이블 위에 올라온다. 그래서 협상은 느리다. 단순히 조건을 맞추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견디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AI는 분명 최적의 합의를 계산할 수 있다. 이 정도 양보하면 이 정도 이익이 돌아오고, 이 선에서 타협하면 충돌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러나 협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합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합의를 지킬 수 있는 관계다. 사람은 믿지 않는 상대와는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끝내 망설인다. AI는 계산으로 합의를 만든다. 하지만 인간은 신뢰를 통해 그 합의를 받아들인다.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결과에서는 매우 크게 드러난다. AI가 만든 협상은 아마 매우 빠를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처음에는 효율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 빠른 합의는 때로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된 결과일 수도 있다. 사람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대를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손해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 이 시간이 없으면 합의는 형식적으로 끝나지만 갈등은 내부에 남는다. 그래서 인간의 협상은 때로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그 느림 속에서 관계의 기반을 만든다. 

그렇다면 AI가 협상을 하면 더 안전해질까.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감정적 충돌이 줄어들고,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AI는 “지금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찾을 수 있지만 “이 선택이 앞으로 어떤 감정을 남길지”는 완전히 계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협상의 결과는 문서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의 시간 속에서 계속 영향을 남긴다. 인간의 협상이 가진 의미 우리는 종종 지루하고 반복되는 협상을 보며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 느림은 단순한 비효율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양보를 고민하고, 누군가는 경제를 생각하고, 누군가는 다시 믿어보려 애쓰는 시간. 그 과정이 있기 때문에 합의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관계의 시작이 된다. 

AI는 합의를 완성할 수 있지만 그 합의를 견디게 만드는 인간의 마음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평화는 계산으로 만들어지기보다 시간 속에서 조금씩 쌓인다.

느리고 답답해 보일지라도 그 대화가 계속되는 이유는 아마 우리가 아직 서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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