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가 상선 부문 중심의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에너지·물류비 변동성을 키우면서 원가 통제력이 수익성 안착을 위한 관건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건조 체제로 전환한 효과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 과거 수주한 고선가 물량의 매출 인식이 확대되면서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성과가 수치로 확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한정된 슬롯을 활용한 최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박차를 가하며, 다가올 원가 상승 압박 방어를 통해 실적 우상향을 지속적으로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선사들은 지난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부터 이어진 홍해 사태 장기화에 따라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톤마일(화물중량과 이동거리를 통해 운항 효율성과 운임 수준을 결정하는 지표)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선복량 부족으로 이어져 국내 조선사들의 신조선가 상승을 지지하는 펀더멘탈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은 지난달 27일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 3조2099억원, 영업이익 44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6%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약 17.6% 웃돌았다. PC선과 VLCC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고선가 물량 비중 확대가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 전략의 성과로 풀이된다.
특히 상선사업부는 영업이익 5021억원(영업이익률 18.0%)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고가 수주분 매출 인식 확대와 저선가 카타르 1차 계약 비중이 51%에서 37%로 줄어든 점이 핵심이었다. 슬롯(건조 공간) 가치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선가에 충분히 전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수선 부문은 해외 수주 판관비와 생산능력 확장 고정비로 208억원 적자를, 에너지플랜트 부문은 프로젝트 종료 공백으로 739억원 손실을 냈다. 한화오션 측은 “2~3분기 내 KDDX 수상함 수주 시 가동률 상승으로 고정비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며, “또한 미국 MRO 사업 체인지오더 잔여분이 반영되면 비상선 부문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1분기 영업이익 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9% 성장했다. 성과급 분기 안분 회계 변경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으나, 1분기 말 14년 만에 순현금 상태로 전환되며 원가 리스크에 대응할 기초 체력을 확보했다.
지난 2024년 고가 수주 물량 건조 비중이 2분기부터 72%로 확대된다면 삼성중공업의 수익성은 계단식 상승을 보일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중동 분쟁 속 연내 해양 부문의 ‘FLNG 4기’ 수주 성과가 상선 편중 구조 다각화와 원가 분산의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7일 실적 발표를 앞둔 HD한국조선해양은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영업이익 8000억~1조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의 선가 상승 효과와 함께 엔진·기계 사업부 수직계열화가 탄탄한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통합 출범한 합병법인이 본격 가동되는 첫해를 맞아 제품선·LPG선 수주로 슬롯을 빠르게 채우며 영업 효율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물류망 교란 장기화에 따른 수입 기자재 조달 비용 상승과 중동 전쟁에 의한 유가 변동성은 야드(조선소)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고정비를 밀어 올리는 불안 요소로 꼽힌다.
특히 조선 3사의 진정한 이익 창출력을 증명할 시험대는 하반기 예정된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이다. 선박 건조 원가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후판은 조선사 영업이익률을 좌우하게 된다.
현재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을 근거로 단가 인하를 압박하고 있으나, 철강업계 역시 원자재 수입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