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 비반도체 부문을 대표하는 디바이스경험(DX) 노동조합이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선언하며 노조 간 연대가 사실상 와해됐다. 반도체 사업부 중심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와 타 부문 무시 전략이 결국 ‘노·노 갈등’이라는 파국을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4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 공동교섭단 및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구성된 공동교섭단 체제가 사실상 붕괴됐음을 의미한다. 이후 협상이 결렬되면서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해 대응해왔지만, 노조 간 이견이 결국 분열로 이어졌다.
“전체 권익 무시하고 비하만 일삼아”... 쌓였던 불만 폭발
동행노조는 탈퇴 이유로 ‘상호 신뢰 훼손’을 꼽았다. 이들은 공문을 통해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초기업노조·전삼노)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비하와 공격, ‘어용노조’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공동 대응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동행노조는 약 2300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으며, 이 중 약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구조적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노조 지도부가 반도체(DS)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 부문에 대한 별도 요구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합원 구성 역시 DS 부문 비중이 약 80%에 달하면서,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은 반도체 중심, 투쟁 부담은 전사 공동’라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는 것이다.
총파업 앞두고 내분... 동력 상실 불가피
최근 초기업노조 탈퇴 움직임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신청은 4월 말 500건을 넘긴 데 이어 최근에는 10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7만4000명대로 내려앉았다.
이번 이탈로 오는 21일 예정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총파업 계획은 명분과 조직력 모두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최대 규모 노조인 전삼노 등이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핵심 축 중 하나인 DX 노조가 빠지면서 동력 상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행노조는 오는 6일 회사 측에도 공동투쟁본부 탈퇴 의사를 전하고 향후 개별 교섭 요청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영진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별도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진 동행노조 조합원들은 각각 자율적으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